카페 앞에 세워두고 잠깐 눈 돌린 사이 아찔했던 날 라이딩 중 카페에 들러 잠깐 커피를 마시려고 자전거를 카페 앞 가로수에 세워둔 적이 있습니다. 자물쇠는 채워뒀지만 프레임만 채우고 앞바퀴는 그대로 뒀는데, 나와보니 앞바퀴 퀵릴리즈 레버가 반쯤 풀려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다행히 아무 일도 없었지만, 누군가 손을 댔다는 흔적을 보고 나서야 자물쇠 하나만 채운다고 안전한 게 아니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그 뒤로 야외에 자전거를 세울 때는 자물쇠 위치와 방식을 훨씬 꼼꼼하게 챙기게 됐습니다. 예전에 도난당할 뻔했던 경험도 있었으면서, 이번에도 방심했다는 사실이 스스로도 어이없게 느껴졌습니다. 프레임과 바퀴를 함께 고정해야 한다 자전거 도난에서 가장 흔한 방식 중 하나가 프레임만 고정된 걸 노려 바퀴나 안장을 ..
안장이 흔들리는데 아무것도 없어서 손으로 버텼던 날 라이딩 중 안장이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한 적이 있습니다. 볼트가 풀린 게 분명한데, 그때는 안장백에 튜브와 펌프만 챙기고 육각렌치 하나 없었습니다. 결국 남은 거리를 안장을 손으로 붙잡다시피 하면서 겨우 돌아왔는데, 그 뒤로 멀티툴을 안 챙기고 다녔다는 게 얼마나 위험한 선택이었는지 깨달았습니다. 펑크에 대비해 튜브와 펌프는 챙기면서, 정작 볼트 하나 조일 도구가 없었다는 게 지금 생각해도 아찔합니다. 그날 안장을 붙잡느라 한 손으로만 핸들을 조작하면서 균형을 잡았던 기억은 지금도 식은땀이 날 정도로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육각렌치 세트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자전거 멀티툴에서 가장 핵심은 육각렌치입니다. 안장, 스템, 핸들바, 브레이크 레버 등 자전거 ..
작은 미니펌프로 씨름하다가 결국 손목이 아팠던 날 안장백 얘기를 하면서 여분 튜브와 미니 펌프를 챙긴다고 말씀드렸었는데, 정작 그 미니 펌프로 실제 타이어에 공기를 채워본 적은 별로 없었습니다. 어느 날 라이딩 중 펑크가 나서 튜브를 갈아 끼운 뒤, 그 작은 펌프로 공기를 넣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힘이 많이 들었습니다. 100psi 가까이 채우는 데 팔이 후들거릴 정도로 펌프질을 반복해야 했고, 손목까지 시큰거렸습니다. 그날 이후로 펌프도 종류에 따라 얼마나 힘들이지 않고 쓸 수 있는지가 크게 다르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평소 안장백에 넣고만 다니느라 무게와 크기만 보고 골랐던 게, 정작 실전에서는 얼마나 부족한 선택이었는지 그날 제대로 실감했습니다. 미니펌프, 휴대성은 좋지만 힘이 많이 든다 미니..
라이트만 있으면 충분한 줄 알았던 시절 라이트 관련 글에서도 말씀드렸듯이 경운기 불빛에 놀랐던 날 이후로 전조등과 후미등은 꼼꼼히 챙기게 됐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동호회 형님이 제 모습을 보고 라이트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라이트는 제가 있다는 걸 알리는 점광원일 뿐이고, 반사재는 차량 헤드라이트가 저를 비출 때 제 몸과 자전거의 형태 자체를 훨씬 넓은 범위로 반사시켜 알려준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서야 반사재가 왜 따로 필요한지 제대로 이해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라이트만 켜면 다 준비된 줄 알고 어두운 색 옷을 그대로 입고 나갔던 게 얼마나 위험했는지 뒤늦게 깨달았습니다.반사재와 라이트는 작동 원리가 다르다 라이트는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능동적인 장비인 반면, 반사재는 ..
레이스에 나가보고 나서야 제 스타일을 알게 된 날 작년에 동호회 형님들 권유로 소규모 로드레이스 대회에 처음 참가해본 적이 있습니다. 출발선에서부터 다들 결승선을 향해 전력으로 달리는 분위기였는데, 저는 몇 킬로미터 못 가서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다리가 후들거렸습니다. 완주는 했지만 순위는 한참 뒤였고, 그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이런 방식의 라이딩이 저한테 맞는 건지 계속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러다 문득, 제가 평소 상무보에서 경천섬을 오갈 때 느꼈던 즐거움은 속도를 겨루는 데서 오는 게 아니라 풍경을 보며 페달을 밟는 그 자체에 있었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결승선을 통과했을 때 성취감보다 허탈함이 더 컸다는 게, 이 방식이 제게 맞지 않는다는 가장 확실한 신호였던 것 같습니다. 로드레이싱, 순위와 ..
배고픔을 느끼고 나서야 먹으려다 늦었던 날 예전 글에서 봉크를 겪었던 이야기를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그때 가장 크게 배운 게 배가 고프다고 느낀 시점은 이미 늦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날 저는 출발할 때 배가 부르다는 이유로 보급식을 거의 안 챙겼는데, 왕복 코스 중반쯤 다리에 힘이 쭉 빠지는 걸 느끼고서야 급하게 편의점에 들러야 했습니다. 그 뒤로는 배고픔을 느끼기 전에 미리 먹는 게 핵심이라는 걸 알게 됐고, 라이딩 시간과 강도에 맞춰 보급 타이밍을 계획하는 습관을 들이게 됐습니다. 그날 편의점까지 자전거를 끌고 걸어가면서, 몸이 보내는 신호를 그대로 믿는 게 항상 옳은 건 아니라는 것도 함께 배웠습니다. 한 시간을 기준으로 미리 먹기 시작한다 지금은 라이딩을 시작한 지 한 시간 정도가 지나면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