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거리 타고 나면 다리보다 목이 먼저 아팠어요
자전거가 하체 운동인 줄만 알았어요.
퇴직하고 상주 낙동강 자전거길 장거리 코스를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하면서 예상 못 한 곳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다리는 멀쩡한데 뒷목이랑 어깨가 딱딱하게 굳어서 라이딩 중반 이후에는 경치 볼 여유가 없었어요. 처음엔 파스 붙이고 버텼는데, 이걸 계속 이렇게 타다가는 자전거를 오래 못 타겠다 싶었습니다.
원인을 찾아봤더니 자전거 자세가 문제였어요. 로드바이크는 상체가 많이 숙여지는 공격적인 자세인데, 전방을 보려면 고개를 무리하게 젖혀야 하거든요. 그 자세로 수십 킬로미터를 달리니까 목 뒤 근육에 과부하가 쌓이는 거였습니다. 나이 탓이 아니라 자세 탓이었어요.
두개골의 무게는 약 4~5kg, 볼링공 하나와 비슷합니다. 머리가 어깨 위에 정직하게 얹혀 있을 때는 목 근육이 그 무게를 효율적으로 분산하지만, 고개가 2.5cm만 앞으로 나와도 목에 가해지는 실효 하중은 약 12kg까지 치솟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라이딩 내내 이 하중을 승모근과 두판상근이 감당하고 있는 셈이에요. 승모근이란 목부터 어깨와 등 상부를 잇는 넓은 근육으로, 만성 긴장이 쌓이면 손 저림 증상까지 유발합니다. 저도 실제로 손이 저렸는데, 처음엔 핸들 그립 문제인 줄만 알았습니다.
스페이서 1cm, 핸들바 잡는 방법, 두 가지가 달라졌어요
라이딩 자세 문제를 먼저 건드려 봤습니다.
미캐닉 지인이 핸들바 높이를 먼저 봤어요. 스템 아래에 스페이서를 추가해서 핸들 위치를 1cm 올렸는데, 고작 1cm가 이렇게 다를 줄 몰랐어요. 경천대 오르막을 오를 때 고개를 덜 젖혀도 시야 확보가 되더라고요. 목 부담이 확 줄었습니다. 스페이서란 핸들바와 포크 사이에 삽입하는 링 모양의 부품으로, 이걸 추가하면 핸들 위치가 높아져 상체를 덜 숙이게 됩니다.
핸들 잡는 방법도 바꿨어요. 핸들을 꽉 잡으면 어깨가 귀 쪽으로 솟아오르면서 거북목 자세가 되거든요. 의식적으로 어깨를 아래로 내리고 팔꿈치를 살짝 굽혀서 진동이 목으로 바로 전달되지 않게 했습니다.
라이딩 중에도 습관이 생겼어요. 상무보에서 경천교까지 평탄한 구간에서 양 어깨뼈를 뒤로 모았다가 푸는 동작을 반복했습니다. 5초간 힘줬다가 풀면 목을 지탱하는 승모근 혈액순환이 좋아지거든요. 안전한 평지에서는 고개를 천천히 좌우로 돌려주는 것도 했어요. 한 곳만 계속 응시하면 목 근육이 그 자세로 굳어버리는데, 이 작은 움직임이 생각보다 효과가 있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는 10분 스트레칭을 루틴으로 만들었어요. 턱 당기기가 핵심인데, 의자에 앉아 손가락으로 턱을 뒤로 밀어 넣으면 목 뒷부분이 길게 늘어나는 게 느껴져요. 라이딩 내내 앞으로 나와 있던 목뼈를 제자리로 돌려놓는 거예요. 가슴 근육 스트레칭도 같이 했는데, 벽에 팔을 대고 가슴을 쭉 펴주는 거예요. 가슴 근육이 짧아지면 어깨가 말리면서 목 통증이 심해진다는 걸 물리치료사한테 배웠는데, 해보니까 어깨 결림까지 같이 풀리더라고요.
2023년 스포츠 생체역학 저널에 발표된 체계적 검토에 따르면 자전거 라이더는 비라이더에 비해 흉추 굴곡이 더 많이 나타나며, 라이딩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 현상이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목 통증, 솔직히 루틴만으로 다 해결되지는 않았어요
루틴 만들고 나서 목 통증이 많이 줄어든 건 맞는데,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에요.
스페이서로 핸들 1cm 올리고 나서 목 부담은 줄었는데, 이번엔 손목이랑 팔꿈치 쪽이 더 피로해지기 시작했어요. 핸들이 높아지면 상체 무게가 팔로 더 실리는 구조가 되기 때문입니다. 한 곳을 고치면 다른 곳에서 신호가 오는 게 자전거 피팅의 현실이에요. 결국 샵에서 제대로 된 피팅을 한 번 받아야 했고, 거기서 안장 위치랑 스템 각도까지 같이 조정했습니다.
견갑골 모으기나 시선 돌리기 같은 주행 중 동작은 처음에 신경 쓰다 보면 페달링 리듬이 끊겨요. 라이딩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주행 중에 이런 걸 의식하다가 오히려 핸들 조작이 흐트러질 수 있어요. 저도 처음엔 평지에서만 했고, 몸에 익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결론은 루틴이 도움은 되는데, 목 통증의 근본 원인은 피팅이에요. 루틴만으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피팅 먼저 받으시는 게 순서가 맞습니다. 피팅 먼저, 루틴은 그다음이었습니다. 파스 붙이면서 버티던 때랑 지금이랑 라이딩이 완전히 달라요.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지속적인 목 통증이 있다면 반드시 의사나 물리치료사의 진단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cyclingnews.com/features/how-to-fix-neck-pain-when-cycl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