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빈혈 수치 정상인데 왜 이렇게 힘들지, 페리틴 검사하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by 업힐요정 2026. 6. 4.

혈액검사 페리틴 철분결핍 자전거 건강

경천대 오르막이 갑자기 벽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지난 가을에 이상한 증상이 왔어요.

평소 가뿐하게 넘던 상주 경천대 오르막이 갑자기 거대한 벽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90rpm 케이던스 유지는커녕 평지에서도 조금만 속도 내면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어요. 처음엔 나이 탓, 잠 못 잔 탓을 했는데 충분히 쉬어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즐거워야 할 라이딩이 고역이 되니까 자전거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운동 전문가인 지인한테 털어놨더니 혈액검사를 해보라고 했어요. 병원에서 헤모글로빈 수치 확인했더니 정상이었어요. 정상인데 왜 이러지 싶었는데, 지인이 페리틴 수치를 따로 확인해보라고 했습니다. 페리틴이란 체내 철분 저장량을 반영하는 단백질 수치인데, 이게 깜짝 놀랄 만큼 낮게 나왔어요.

알고 보니 빈혈 증상이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철분 결핍이 시작된다는 거더라고요. 철분은 근육에 산소를 공급하는 마이오글로빈의 핵심 성분인데, 이 저장철이 부족해지면 아무리 열심히 페달 밟아도 근육이 회복이 안 되고 지구력이 떨어집니다. 헤모글로빈 수치는 정상이어도 이미 체력이 바닥나는 상태가 올 수 있다는 게 충격이었어요.

지구력 운동선수의 30~50%에서 완전한 빈혈 없이도 철분 결핍이 발견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이 수치를 처음 봤을 때 설마 그렇게 흔한가 싶었는데, 직접 겪고 나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걸 인정하게 됐습니다.


왜 라이더한테 철분 결핍이 잘 생기는지 찾아봤어요

철분 결핍이 왜 생겼는지 찾아봤어요.

땀에 철분이 포함돼 있어서 상주 여름 뙤약볕 아래 몇 시간씩 달리면 손실이 생각보다 크다고 했어요. 거친 노면 진동이 발바닥을 통해 전달되면서 적혈구가 파괴되는 현상도 자전거에서 유사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하고요. 저한테는 식단 문제가 결정적이었습니다. 체중 줄이겠다고 고기를 거의 끊고 채소 위주로만 먹었던 게 독이 됐던 거예요.

식물성 철분인 비헴철은 동물성 철분인 헴철에 비해 체내 흡수율이 훨씬 낮아요. 헴철은 흡수율이 15~35% 수준인 반면, 비헴철은 조건에 따라 2~20%에 그칩니다. 훈련 강도는 올리면서 철분 공급은 반토막을 낸 셈이었습니다.

바꾼 게 몇 가지예요. 소고기 돼지고기 같은 동물성 철분이 흡수율이 높다고 해서 주 3회 이상 챙겨 먹기 시작했어요. 비타민 C랑 같이 먹으면 흡수율이 올라간다고 해서 오렌지 주스나 채소를 같이 먹었고요. 식후 커피가 철분 흡수를 방해한다는 걸 알고 나서 식후 2시간은 커피를 참는 습관도 들였어요. 라이딩도 속도계 안 보고 낮은 심박수에서 편안하게 달리는 회복 라이딩 위주로 상주 보 구간을 돌았습니다.

두 달쯤 지나니까 경천대 오르막이 다시 예전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라이딩 후 피로감도 확실히 줄었고요.


철분 결핍 회복, 솔직히 생각보다 오래 걸렸어요

식단 바꾸고 두 달 만에 경천대 오르막이 예전처럼 됐다고 썼는데, 솔직히 말하면 그게 완전한 회복은 아니었어요.

페리틴 수치가 정상 범위로 올라오는 데 두 달 이상 걸렸고, 실제 체력이 따라오기까지는 더 걸렸습니다. 철분 저장 수치가 올라간다고 바로 체력이 따라오는 게 아니더라고요. 중간에 조급해서 강도 높은 라이딩을 해봤다가 오히려 회복이 늦어진 적도 있어요.

식후 커피 2시간 참는 것도 말처럼 쉽지 않았어요. 라이딩 후 커피 한 잔이 루틴이었는데, 이걸 바꾸는 게 생각보다 힘들었습니다.

철분제 보충제를 먹는 게 더 빠르지 않냐고 할 수 있는데, 저는 의사 상담 없이 보충제 먹는 건 권하지 않아요. 철분이 과다하면 오히려 독이 되거든요. 전문의 상담 후 수치를 보고 결정하는 게 맞습니다.

빈혈 수치 정상이어도 이유 없이 힘들다면 페리틴 검사 한번 받아보세요. 비싼 휠셋이나 파워미터를 장바구니에 넣기 전에 몸속 페리틴 수치부터 확인하는 게 먼저였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지속적인 피로나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cyclingweekly.com/fitness/it-can-negatively-affect-training-adaptation-and-performance-long-before-anaemia-develops-is-iron-deficiency-holding-you-back-on-the-bike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