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주 낙동강 변 매일 달렸는데 체중이 오히려 늘었어요
당혹감이 컸어요.
퇴직하고 상주 낙동강 변을 매일같이 달리면 살이 쏙 빠질 줄 알았거든요. 한 달 뒤 체중계에 올라섰더니 오히려 늘어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저는 다이어트를 위해 자전거를 탄 게 아니라 건강하게 더 먹는 사람이 되고 있었어요.
가장 큰 문제는 보상 심리였습니다. 상주보 구간 한 바퀴 돌고 나면 뿌듯함에 인근 국밥집에서 한 그릇 비우고 믹스커피까지 챙겨 마셨어요. 자전거로 태운 칼로리보다 먹은 칼로리가 더 많으니 살이 빠질 리 없었죠. 여기서 보상 심리란 운동을 했다는 사실이 과식이나 고칼로리 섭취를 정당화하는 심리적 메커니즘을 뜻합니다. 체중 감량을 방해하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로, 운동량보다 식후 섭취 칼로리가 실질적인 변수가 됩니다.
라이딩 후 소파에 더 많이 눕게 된 것도 문제였어요. NEAT란 공식적인 운동 외에 일상생활에서 소모하는 열량인데, 라이딩을 길게 하고 나서 나머지 시간에 더 많이 눕고 덜 움직이게 되면 운동 시간을 늘렸다고 해서 하루 전체 소모 칼로리가 기대만큼 늘지 않는 겁니다. 저도 한 시간 라이딩 후에는 소파에 앉아 있는 시간이 오히려 늘었으니, 딱 그 케이스였습니다.
미국 스포츠의학회 ACSM에 따르면 유의미한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주 150분 이상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이 권장됩니다. 그냥 달리는 시간이 아니라 심박수를 충분히 올린 시간이 기준이라는 점이 핵심이에요.
속도도 문제였고 케이던스도 틀렸어요
속도도 문제였어요.
아내랑 수다 떨면서 느긋하게 달리는 걸 운동이라고 착각했는데, 그 강도로는 지방 연소가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지방 연소 효율을 높이려면 옆 사람과 짧은 문장으로만 대화가 가능한 수준의 중강도, 즉 최대심박수의 60~70% 구간을 유지해야 해요. 긴 대화가 술술 나오는 강도는 그 아래입니다.
케이던스도 완전히 잘못 이해하고 있었어요. 무거운 기어로 꾹꾹 밟으면 더 잘 빠질 것 같아서 그렇게 탔는데, 이건 지방 연소보다 무릎 관절에 부담을 주는 방식이었습니다. 90rpm 케이던스 유지하는 방식으로 바꾸고 나서야 달라졌어요.
공복 라이딩도 해봤어요. 지방 태우겠다고 아침 아무것도 안 먹고 나갔다가 봉크가 왔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손에 잡히는 대로 폭식하게 됐어요. 결국 오히려 더 먹게 되는 역효과였습니다.
매일 같은 코스만 달린 것도 문제였어요. 몸이 같은 자극에 적응해서 나중엔 에너지를 거의 안 쓰고도 그 길을 가게 됩니다. 경천대 언덕 구간을 섞거나 1분 전력 질주 후 2분 천천히 타는 인터벌 훈련을 넣으니까 달랐어요.
자전거만 타다 보니 근육 불균형도 왔어요. 주 2회 스쿼트랑 플랭크 같은 맨몸 운동 병행하고 나서 기초 대사량이 올라가는 게 느껴졌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 성인 신체활동 지침에서도 유산소 운동 외에 주 2회 이상의 근력 운동을 별도로 권고하고 있어요.
다이어트 라이딩, 솔직히 의지보다 습관이 먼저였어요
6개월에 8kg 줄었다고 썼는데, 그게 매달 균등하게 빠진 건 아니에요.
처음 두 달은 거의 안 빠졌어요. 보상 심리 끊는 것도 쉽지 않았고, 중강도 유지하면서 달리는 게 풍경 즐기는 것보다 재미없거든요. 라이딩이 즐거워야 계속 하는데, 운동 강도 올리니까 힘들어서 나가기 싫어지는 날이 생겼어요. 다이어트 목적 라이딩이 오히려 자전거 자체를 싫어지게 만들 수 있다는 게 맹점이에요.
인터벌 훈련도 처음엔 무릎에 부담이 왔어요. 전력 질주 구간에서 기어 조절 안 하고 무리하게 밟다가 무릎이 뻐근해진 적이 있습니다. 운동 강도 올리는 것도 순서가 있는데 갑자기 하면 오히려 쉬게 되는 역효과가 나요.
체중계 숫자에 집착하는 것도 문제였어요. 근력 운동 병행하니까 근육이 붙으면서 체중이 일시적으로 늘기도 했거든요. 체중보다 허리 사이즈나 체지방률을 보는 게 맞는데, 체중계만 보다가 포기할 뻔했습니다.
자전거가 살을 빼주는 게 아니라 어떻게 타느냐가 결과를 결정했습니다. 지금 라이딩을 시작하려는 분이라면 보상 심리부터 체크해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및 영양 조언이 아닙니다. 건강 상태에 따라 운동 방식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문가 상담을 권합니다.
참고: https://www.cyclingweekly.com/fitness/weight-loss/cycling-for-weight-l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