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앞 표지판도 안 보였던 그날 아침 가을이 되면 낙동강변에는 유난히 짙은 안개가 자주 낍니다. 어느 날 이른 아침 라이딩을 나갔다가, 몇백 미터 앞은커녕 바로 앞 표지판조차 흐릿하게 보일 정도로 안개가 심했던 적이 있습니다. 평소 익숙한 코스인데도 방향 감각이 흐트러지는 느낌이었고,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이나 자전거를 뒤늦게 발견해서 놀란 적도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안개 낀 날 라이딩은 비 오는 날과는 또 다른 종류의 위험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강 위로 피어오르는 안개가 사진으로 보면 신비롭고 아름답지만, 그 안에서 직접 자전거를 타보니 낭만보다는 긴장감이 훨씬 컸습니다. 시야보다 가시거리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 안개가 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날의 가시거리를 가늠해보는 것이라고 합..
맨홀 뚜껑 위에서 순간적으로 미끄러졌던 날 예전에 비 오는 날 낙동강 자전거길에서 미끄러질 뻔했던 경험을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도 빗길 라이딩을 완전히 피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가벼운 비가 내리던 날 도로 위 맨홀 뚜껑을 지나가는 순간, 타이어가 순식간에 미끄러지면서 자전거가 옆으로 살짝 틀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큰 사고로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그날 이후로 빗길에서 특히 조심해야 할 지점들과 요령을 하나씩 정리해보게 됐습니다. 예전 경험으로 브레이크 반응이 늦어진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노면 자체의 위험 지점까지는 그때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는 걸 이번에 새삼 깨달았습니다. 미끄러운 노면 표시를 미리 파악해야 한다 빗길에서 가장 위험한 지점은 맨홀 뚜껑, 도로 위 페인트로 그려..
똑같은 힘으로 밟았는데 속도가 반토막 났던 날 낙동강변은 강을 따라 트인 지형이라 바람이 유난히 세게 부는 날이 많습니다. 어느 봄날, 평소와 똑같은 힘으로 페달을 밟았는데 속도계를 보니 평소의 절반 수준밖에 안 나오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제 컨디션이 안 좋은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맞바람이 꽤 강하게 불고 있었습니다. 그날 목적지까지 가는 데 평소보다 거의 두 배 가까운 시간이 걸렸고, 체력 소모도 훨씬 컸습니다. 그 뒤로 맞바람이 부는 날에는 무작정 힘으로 버티기보다 요령이 필요하다는 걸 알아보게 됐습니다. 강변 트인 지형이 평소에는 시원한 바람을 선물해주지만, 방향이 안 좋으면 이렇게 큰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는 걸 그날 처음 실감했습니다. 자세를 낮춰 바람 저항을 줄인다 맞바람을 맞을 때 가장..
경천대 내리막 코너에서 미끄러질 뻔했던 날 경천대 오르막을 페이스 조절로 극복한 뒤로 뿌듯한 마음에 내리막을 신나게 내려가던 날이 있었습니다.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급커브 구간에 진입했는데, 브레이크를 너무 늦게 잡는 바람에 타이어가 노면에서 살짝 미끄러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그 순간 심장이 철렁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오르막 페이스 조절만 신경 쓰다가, 정작 내려올 때의 기술은 전혀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는 걸 그날 깨달았습니다. 힘들게 올라간 만큼 내려갈 때는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오히려 내리막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걸 그날 처음 실감했습니다. 코너 진입 전에 미리 감속해야 한다 다운힐 코너링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코너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
경천대 오르막에서 초반에 힘 다 써버렸던 날 경천대 쪽 오르막에 처음 도전했을 때, 저는 초입부터 있는 힘껏 페달을 밟았습니다. 남들보다 빨리 올라가고 싶은 마음에 초반 속도를 끌어올렸는데, 중간쯤 지나니 다리에 힘이 하나도 안 남아서 결국 자전거를 끌고 걸어 올라가야 했습니다. 그날 함께 갔던 동호회 형님은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일정한 속도로 여유 있게 올라가는 걸 보면서, 페이스 조절이라는 게 단순히 체력 문제가 아니라 전략의 문제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걸어서 올라가는 동안 자전거를 끄는 게 오히려 페달을 밟는 것보다 더 힘들다는 것도 그날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습니다. 초반에 힘을 아끼는 게 가장 중요하다 업힐에서 가장 흔한 실수가 바로 초반에 오버페이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오르막이 시작되면 평지..
트렁크에 억지로 구겨 넣다가 프레임에 흠집 낸 날 동호회에서 조금 먼 지역으로 라이딩 원정을 가게 됐을 때, 처음에는 그냥 앞바퀴만 분리해서 트렁크에 눕혀 실었습니다. 도착해서 꺼내보니 프레임 옆면에 잔기스가 여러 군데 나 있었고, 변속기 쪽도 트렁크 바닥에 눌려서 미세하게 틀어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비소에 가서 확인해보니 다행히 큰 문제는 아니었지만, 그 뒤로 자전거를 차에 실을 때는 제대로 된 랙이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꼈습니다. 몇 만 원 아끼려다 자전거 상태를 상하게 할 뻔한 셈이었습니다. 카본 프레임이라 충격에 특히 약하다는 걸 알면서도, 그때는 편의성만 생각하고 안일하게 실었던 게 두고두고 아쉬웠습니다. 트렁크형, 가성비는 좋지만 배기구 열기가 걱정된다 가장 저렴하게 시작할 수 있는 게 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