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테잎은 찢어지지 않으면 계속 쓰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바테잎은 찢어지지 않으면 계속 쓰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퇴직하고 상주 낙동강 변을 매일같이 달리면서도 바테잎은 신경을 안 썼는데, 어느 날 장거리 라이딩 후 손목 통증이 심해지고 손바닥이 자꾸 미끄러지는 걸 느꼈습니다. 그때서야 바테잎을 들여다봤더니 겉은 멀쩡해 보이는데 표면이 번들거리고 접지력이 떨어져 있었어요. 여름에 흘린 땀이 안쪽까지 스며들어서 염분이랑 노폐물이 쌓인 거더라고요. 핸들바 세척에는 공을 들이면서 정작 손이 가장 오래 머무는 바테잎은 방치하고 있었던 거였습니다.
교체 시기는 수치보다 몸이 먼저 알려줬어요. 처음엔 푹신했던 게 딱딱해지면서 지면 진동이 손바닥으로 고스란히 전달될 때, 상주 보도블록 구간 지날 때 손목이 시큰거릴 때, 바테잎 끝이 조금씩 들뜨기 시작할 때입니다.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겉으로 멀쩡해 보여도 교체를 고려하는 게 맞습니다. 미캐닉들은 보통 6개월에서 1년, 3000~5000km마다 교체를 권장하는데 저는 그 전에 몸이 먼저 신호를 줬어요.
8자 감기에서 세 번 실패한 이유
직접 해보기로 했습니다. 새 바테잎이랑 가위, 절연 테이프, 알코올 솜만 있으면 된다고 해서 덤볐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요.
가장 힘들었던 건 예상대로 8자 감기였습니다. 브레이크 레버 주변을 감을 때 테이프를 교차시켜 8자 모양으로 감아야 하는데, 처음엔 빈틈이 숭숭 뚫렸어요. 다시 풀고, 또 뚫리고, 또 풀고. 세 번 반복했습니다. 유튜브로 수십 번 돌려봤는데도 막상 손으로 하니까 달랐어요. 텐션 유지도 문제였어요. 너무 세게 당기면 끊어질 것 같고, 살살 감으면 헐거워지고. 약간 팽팽하다 싶은 힘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핵심인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브레이크 레버 아래쪽 안쪽 면이 제일 어려웠는데, 여기서 빈틈이 생기면 나중에 라이딩 중 들뜨면서 손이 빠질 수 있어요.
치터 스트립이라는 보조 테이프를 활용하면 이 구간을 훨씬 수월하게 마감할 수 있습니다. 치터 스트립이란 레버 주변의 작은 틈을 미리 메워두는 짧은 테이프 조각으로, 대부분의 바테잎에 두 개씩 포함되어 있어요. 저는 처음 도전에서 이걸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했습니다.
기존 테이프 제거하고 알코올로 잔여물 닦아내는 건 어렵지 않았어요. 마무리할 때 절연 테이프 끝이 아래쪽을 향하게 하는 것도 처음부터 잘 됐습니다.
셀프 교체 도전하기 전에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
한 시간 넘게 씨름하고 나서 새 바테잎 입힌 콜나고를 봤을 때 기분이 꽤 좋았어요. 다음 날 상무보 코스 달렸는데 손바닥에 착 감기는 그립감이 확실히 달랐습니다. 손목 통증도 줄었고요. 시니어 라이더 분들은 경량 모델보다 3mm 정도 두께 폼 소재를 추천해요. 상주 낙동강 장거리 라이딩에서 피로도가 확실히 줄어들더라고요.
솔직히 말하면 한 시간 씨름해서 완성한 결과물이 샵에서 전문가가 10분에 마감한 것보다 마무리가 덜 깔끔했어요. 절연 테이프 마감선이 약간 틀어졌고, 브레이크 레버 안쪽 면에 미세한 틈이 남았습니다. 기능상 문제는 없지만 첫 시도라면 이 정도 결과가 현실적이에요. 바테잎 하나를 반쯤 낭비한 것도 인정합니다.
처음 교체라면 샵에서 한 번 보고 배운 뒤 두 번째부터 혼자 하는 게 맞는 순서인 것 같아요. 저처럼 첫 시도에 혼자 덤볐다가 바테잎 낭비하고 마감 틀어지는 경험은 안 하시는 게 낫습니다. 감각의 문제는 영상이 아니라 손으로만 익혀집니다.
Bikeradar에서도 바테잎 교체 시 텐션 유지가 핵심이며 처음에는 실수해도 다시 감는 것이 정상 과정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자전거 정비 조언이 아닙니다. 정비에 어려움이 있다면 전문 샵에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cyclingweekly.com/cycling-weekly/how-to-wrap-handlebar-ta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