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클릿 페달 쓰다가 경천섬 입구에서 넘어진 날, 다시 평페달로 갔다가 지금은 클릿만 씁니다

by 업힐요정 2026. 6. 1.

로드바이크 클릿 페달 슈즈 착탈 연습
사진: Unsplash 의 Christopher Smith

평페달로 시작해서 클릿으로 넘어온 이유

처음엔 평페달이 맞다고 생각했어요.

퇴직하고 상주 낙동강 자전거길 달리기 시작했을 때 클릿은 선수들이나 쓰는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운동화 신고 평페달로 달려도 충분히 좋았습니다. 경천섬까지 왕복 40km 달리는 데 불편함을 못 느꼈어요.

근데 라이딩 거리가 늘어나면서 문제가 생겼어요. 50km 넘어가면 허벅지 앞쪽, 정확히는 대퇴사두근 쪽이 유독 빨리 지치기 시작했거든요. 같이 타는 라이더한테 물어봤더니 이런 설명을 들었습니다. 평페달은 다운스트로크, 즉 페달을 발로 내리누르는 동작에서만 힘을 쓰게 됩니다. 반면 클릿 페달은 업스트로크 구간에서도 발을 위로 당기는 힘을 활용할 수 있어요. 이 두 동작이 번갈아 이루어지면서 다리 근육이 분산 사용되는 거예요. 장거리일수록 그 피로도 차이가 누적됩니다.

그래서 클릿에 도전했습니다. 처음 이틀은 집 앞 공터에서 착탈 연습만 했어요. 샵 사장님이 실전 나가기 전에 제자리에서 최소 100번은 연습하라고 했는데, 솔직히 50번쯤 하고 나갔습니다. 그게 문제였어요.


경천섬 입구에서 클빠링, 공포감이 오래 남았습니다

경천섬 수상 탐방로 입구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보행자를 피하려 급정거하는 순간, 발이 페달에서 안 빠졌어요. 클빠링이었습니다. 자전거랑 같이 옆으로 쓰러졌는데, 다행히 속도가 느려서 무릎이랑 손바닥이 쓸린 정도로 끝났어요. 근데 그 순간 공포감은 꽤 오래 남았습니다. 발이 묶여있다는 게 이렇게 무서운 건지 처음 알았어요.

넘어지고 나서 샵에 갔더니 클릿 텐션이 문제였다고 했습니다. 텐션이란 클릿이 페달에 결합된 강도를 조절하는 설정값인데, 텐션이 높을수록 발을 빼려면 더 강하게 발뒤꿈치를 바깥으로 돌려야 해요. 초보자에게는 가장 낮은 텐션으로 세팅하는 것이 기본인데, 제 페달은 높게 설정돼 있었던 거죠.

텐션을 최소로 낮추고 나서 다시 연습했습니다. 이번엔 진짜 제대로, 100번 넘게 반복했어요. 멈추기 전에 미리 한쪽 발을 페달에서 빼두는 습관도 그때 몸에 익혔습니다. 이 습관 하나가 생기고 나니까 돌발 상황에서도 대처가 됐고, 클빠링에 대한 공포가 거의 사라졌어요.

Bikeradar에서도 클릿 입문 시 텐션을 가장 낮게 설정하고 시작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클빠링은 모든 로드 사이클리스트의 통과의례라는 표현을 쓸 만큼 흔한 경험이에요.


클릿이 효율적인 건 맞지만 준비 없이 덤비면 넘어집니다

지금은 클릿만 씁니다. 평페달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요. 경천대 오르막에서 확실히 힘 전달이 달랐고, 장거리 타고 나서 허벅지 피로도가 줄었어요.

클릿이 효율적인 건 분명하지만, 준비 없이 시작하면 저처럼 경천섬 입구에서 넘어집니다. 착탈 연습 충분히 하고, 텐션 낮게 세팅하고, 멈추기 전에 미리 한쪽 빼두는 습관 먼저 만들고 시작하세요. 그 준비가 됐다면 클릿은 충분히 쓸 만합니다.

클릿 전환을 고민하는 분들한테 솔직히 말씀드리면, 시니어 라이더한테 무조건 권하기는 어려워요. 반응 속도가 젊은 사람들보다 느리기 때문에 클빠링 한 번 경험하면 라이딩 자신감이 흔들릴 수 있거든요. 저도 넘어지고 나서 다시 연습하는 데 심리적 부담이 꽤 있었습니다. 무릎 통증이 있는 분들도 주의가 필요해요. 클릿은 발 각도를 고정하는데 세팅이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무릎에 반복적인 부담이 쌓입니다.

비용도 생각보다 들어요. 시마노 SPD 기준 입문형 클릿 페달에 클릿 슈즈까지 맞추면 15만원 이상은 기본이고, 피팅까지 받으면 추가 비용이 생깁니다. 준비가 됐다면 클릿은 충분히 쓸 만하지만, 그 준비 과정을 건너뛰면 저처럼 넘어집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자전거 피팅 조언이 아닙니다. 무릎 통증이 지속될 경우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참고: https://www.bikeradar.com/advice/buyers-guides/flat-or-clipless-pedals-which-is-right-for-you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