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에 뭔가 들어왔는데 속도를 줄일 수가 없었어요
준비가 부족했어요.
상주 낙동강 자전거길 여름 저녁에 달리다가 갑자기 눈에 뭔가 들어왔어요. 벌레였습니다. 시속 25km로 달리는 상황에서 갑자기 눈이 따갑고 눈물이 쏟아지는데 핸들을 놓을 수가 없었어요. 한 손으로 눈 비비면서 간신히 속도를 줄이고 멈췄는데, 그날 이후로 선글라스 없이는 절대 안장에 오르지 않습니다.
사실 선글라스가 그냥 멋으로 쓰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유튜브에서 사이클리스트들이 형광색 선글라스 쓰고 달리는 걸 보면서 장비충 감성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직접 눈에 벌레 들어가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선글라스는 멋이 아니라 눈을 보호하는 안전 장비였어요.
여름 저녁 낙동강 변에는 벌레가 엄청 많아요. 특히 경천섬 구간 지나면서 작은 날벌레 떼가 노면 위로 날아다니는 경우가 많거든요. 속도를 내면서 달리면 그게 그대로 얼굴로 날아오는데, 선글라스 없으면 눈이 그대로 노출되는 거예요. 벌레뿐만 아니라 모래 먼지, 작은 돌멩이 파편도 위험합니다.
사이클링 선글라스 고르면서 알게 된 것들
선글라스를 사러 가서 고르는데 생각보다 종류가 많았어요.
렌즈 색상이 먼저 눈에 들어왔는데, 색상마다 용도가 달랐어요. 짙은 회색이나 갈색 렌즈는 맑은 날 강한 햇빛 차단에 적합하고, 노란색이나 주황색 렌즈는 흐린 날이나 저녁 라이딩에서 시야 대비를 높여줍니다. 저는 상주 낙동강 이른 아침이랑 저녁에 주로 달리는데, 아침저녁 빛이 낮게 깔리는 시간대에는 짙은 렌즈보다 밝은 렌즈가 시야 확보에 유리하더라고요. 결국 렌즈 두 개 교체할 수 있는 제품으로 골랐습니다.
렌즈 크기도 중요했어요. 사이클링 선글라스는 일반 선글라스보다 렌즈가 크게 설계돼 있어요. 라이딩 자세에서 고개를 숙이면 위쪽 시야가 열리는데, 렌즈가 작으면 그 틈으로 바람이랑 먼지가 들어오거든요. 얼굴 전체를 감싸는 큰 렌즈가 맞아요. 저도 처음엔 작은 렌즈 제품을 골랐다가 바람이 들어와서 교체했습니다.
코받침 조절도 확인했어요. 땀 흘리면서 달리다 보면 선글라스가 코 쪽으로 흘러내리는 경우가 있어요. 코받침이 조절되는 제품이 이 문제를 해결해줍니다. 실리콘 코받침이 달린 제품이 땀에 미끄러지지 않아요.
무게도 중요해요. 장거리 라이딩에서 무거운 선글라스는 귀랑 코 뒤쪽에 압박을 줍니다. 30g 이하 경량 제품이 장거리에서 훨씬 편하더라고요. 저는 오클리 제품을 쓰는데, 첫 장거리 라이딩에서 선글라스 무게를 느끼지 못했어요.
자외선 차단 등급도 확인해야 해요. UV400 등급이 자외선을 99% 이상 차단하는 기준인데, 이 등급 미만 제품은 장기간 사용 시 눈 건강에 좋지 않아요. 싸다고 UV 차단 안 되는 선글라스 쓰면 오히려 역효과가 납니다. 동공이 확장된 상태에서 자외선이 더 많이 들어오거든요.
대한안과학회에서도 야외 활동 시 UV400 이상 차단 선글라스 착용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사이클링 선글라스, 솔직히 비싼 게 무조건 좋은 건 아니에요
오클리 쓴다고 했는데, 솔직히 비싼 게 무조건 좋은 건 아니에요.
오클리 프리즘 렌즈가 시야 대비를 높여준다고 하는데, 실제로 체감 차이가 있긴 해요. 근데 그게 10만원짜리 제품이랑 5만원짜리 제품 차이만큼 크냐고 물으면 솔직히 모르겠어요. 렌즈 품질보다 맞는 피팅이 더 중요한 것 같았습니다.
땀이 많은 분들은 렌즈 안쪽에 김이 서리는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통풍 설계가 안 된 제품은 여름에 렌즈 안쪽에 습기가 차는 경우가 있거든요. 저도 처음 산 제품이 이 문제가 있어서 교체했습니다. 구매 전에 통풍 구조 확인하는 게 맞아요.
선글라스도 결국 직접 써보고 사는 게 맞아요. 온라인으로 사면 피팅이 안 맞는 경우가 생기고, 반품도 번거롭거든요. 매장에서 직접 써보고 고개 숙여봐서 흘러내리지 않는지, 귀 뒤쪽이 압박하지 않는지 확인하고 사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제품 구매 조언이 아닙니다. 구매 전 직접 착용해보고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cyclingweekly.com/buying-advice/best-cycling-sunglass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