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 첫 라이딩에서 손가락 감각이 사라졌어요
준비가 부족했어요.
상주 낙동강 자전거길을 봄 여름 가을 내내 달리다가 처음으로 겨울 라이딩에 도전했는데, 출발할 때는 괜찮았거든요. 근데 상무보 구간 지나면서 손가락 감각이 하나씩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끝마디가 저리더니 20분쯤 지나니까 브레이크 레버를 잡는 감각 자체가 없어졌어요. 급정거 해야 하는 상황에서 손가락이 말을 안 들으면 정말 위험하다는 걸 그날 처음 알았습니다.
그날 쓴 장갑이 문제였어요. 여름용 얇은 사이클링 장갑이었거든요. 기온이 5도 이하로 내려가면 그건 그냥 손에 아무것도 안 낀 거랑 다름없더라고요. 서울에서 컨설팅회사 다닐 때 한강 겨울 라이딩도 몇 번 했는데, 그때는 그냥 버텼던 것 같은데 나이가 드니까 혈액순환이 달라지는 건지 추위에 훨씬 취약해진 느낌이에요.
자전거 장갑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손가락이 없는 하프 핑거, 손가락이 있는 풀 핑거, 그리고 방한 기능이 추가된 윈터 글러브예요. 기온 15도 이상이면 하프 핑거로 충분하고, 10도 이하로 내려가면 풀 핑거가 필요합니다. 5도 이하에서는 윈터 글러브가 맞아요. 저는 그날 기온이 3도였는데 하프 핑거를 끼고 나간 거였습니다.
윈터 글러브 고르면서 알게 된 것들
윈터 글러브를 사러 샵에 갔더니 종류가 생각보다 많았어요.
가장 먼저 확인한 게 방풍 기능이었습니다. 윈드스토퍼라는 소재가 들어간 제품이 바람을 막아주는데, 상주 낙동강 강변은 겨울에 강풍이 부는 날이 많아서 이게 필수였어요. 방풍 없는 장갑은 영하권에서 거의 소용이 없더라고요.
발열 내피도 중요했어요. 플리스 소재 내피가 들어간 제품이 손바닥 쪽 열기를 잡아줍니다. 근데 내피가 두꺼우면 브레이크 레버나 변속 레버 조작 감각이 떨어져요. 처음엔 두꺼운 게 따뜻하겠지 싶어서 두꺼운 걸 골랐다가, 변속할 때 레버가 눌리는 감각이 너무 둔해서 불편했습니다. 적당한 두께를 찾는 게 핵심이에요.
손목 커버 길이도 확인해야 해요. 자전거 재킷 소매 안으로 들어가도록 손목이 길게 나온 제품이 있는데, 이게 손목 틈새로 찬 공기 들어오는 걸 막아줍니다. 짧은 장갑은 소매랑 장갑 사이에 틈이 생겨서 거기로 바람이 들어오거든요. 저도 처음엔 몰라서 그냥 짧은 걸 샀다가 손목이 더 시렵더라고요.
젤 패드 유무도 봤어요. 겨울엔 핸들 그립이 더 강해지는 경향이 있어서 손바닥 압박이 심해지거든요. 젤 패드 있는 제품이 장거리에서 손바닥 통증을 줄여줍니다.
결국 샤마르 윈터 글러브로 골랐는데, 방풍 소재에 플리스 내피, 손목이 길게 나온 제품이에요. 가격이 좀 있었는데 그날 손가락 얼었던 경험 생각하면 아깝지 않았습니다.
겨울 라이딩 장갑, 솔직히 장갑만으론 부족했어요
윈터 글러브 사고 나서 겨울 라이딩이 편해진 건 맞는데, 장갑만으론 한계가 있었어요.
영하 5도 이하로 내려가는 날에는 윈터 글러브 안에 얇은 이너 장갑을 하나 더 끼는 레이어링이 필요하더라고요. 이너 장갑이란 방한 장갑 안에 추가로 끼는 얇은 속장갑으로, 두 겹이 되면 보온성이 확실히 달라집니다. 저는 처음에 이걸 몰라서 영하권에서 윈터 글러브만 믿고 나갔다가 또 손가락이 시린 경험을 했어요.
손가락 끝이 특히 더 시린 분들은 핫팩을 장갑 안에 넣는 방법도 있는데, 그러면 변속 조작이 더 불편해져요. 그냥 라이딩 강도를 높여서 혈액순환을 올리는 게 더 현실적이었습니다.
겨울 라이딩은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면 솔직히 쉬는 게 맞아요. 저도 그 이하로 내려가는 날에는 나가지 않습니다. 장비를 아무리 잘 갖춰도 그 온도에서 장거리 달리는 건 무릎이나 호흡기에 부담이 크거든요.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장비 구매 조언이 아닙니다. 구매 전 직접 착용해보고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cyclingweekly.com/cycling-weekly/how-to-stay-warm-cycling-in-wi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