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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에 나가보고 나서야 제 스타일을 알게 된 날
작년에 동호회 형님들 권유로 소규모 로드레이스 대회에 처음 참가해본 적이 있습니다. 출발선에서부터 다들 결승선을 향해 전력으로 달리는 분위기였는데, 저는 몇 킬로미터 못 가서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다리가 후들거렸습니다.
완주는 했지만 순위는 한참 뒤였고, 그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이런 방식의 라이딩이 저한테 맞는 건지 계속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러다 문득, 제가 평소 상무보에서 경천섬을 오갈 때 느꼈던 즐거움은 속도를 겨루는 데서 오는 게 아니라 풍경을 보며 페달을 밟는 그 자체에 있었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결승선을 통과했을 때 성취감보다 허탈함이 더 컸다는 게, 이 방식이 제게 맞지 않는다는 가장 확실한 신호였던 것 같습니다.
로드레이싱, 순위와 속도가 목적이다
로드레이싱은 정해진 코스를 얼마나 빨리 완주하느냐가 핵심입니다. 자전거 세팅부터 공기 저항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고, 훈련도 인터벌이나 파워 기반의 강도 높은 프로그램으로 짜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대회에 나가서 느꼈던 건, 이 방식이 나쁘다기보다는 지향하는 목표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었습니다. 순위나 기록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 동기부여가 되는 분들에게는 로드레이싱이 잘 맞을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그날 함께 뛰었던 형님 한 분은 대회를 준비하면서 체계적으로 훈련 강도를 관리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꽤 인상 깊었습니다. 다만 저는 그 정도의 강도와 압박감을 즐기는 성향은 아니라는 걸 그날 확실히 알게 됐습니다.
매주 정해진 훈련 계획을 소화하고, 수치로 성장을 확인하며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그 과정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큰 동기부여가 되겠지만, 저에게는 오히려 라이딩을 부담스러운 숙제처럼 느끼게 만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투어링, 과정과 풍경이 목적이다
반면 투어링은 목적지에 도착하는 속도보다 그 과정을 즐기는 데 무게를 둡니다. 저는 대회 이후로 오히려 제가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이 투어링에 가깝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상무보에서 경천섬까지 가는 길에 경치 좋은 곳에서 잠깐 멈춰 사진을 찍거나, 페이스를 서두르지 않고 여유 있게 달리는 방식이 딱 투어링의 특징이었습니다.
투어링용 장비도 레이스용과는 다른데, 짐을 실을 수 있는 랙이나 넓은 안장, 편안한 자세를 위한 세팅이 우선시됩니다. 저는 이 대회 이후로 오히려 제 라이딩 스타일에 자신감이 생겼는데, 빠르게 타지 못한다고 위축될 필요 없이 제가 즐기는 방식대로 계속 타면 된다는 걸 확인받은 기분이었습니다.
카메라나 스마트폰을 안장백에 넉넉히 챙기고, 경치 좋은 지점마다 잠깐씩 멈춰서 사진을 남기는 것도 투어링만의 즐거움인데, 레이스에서는 이런 여유를 부릴 틈이 전혀 없었던 것과 대비됐습니다.

| 구분 | 드레이싱 | 투어링 |
| 목적 | 속도, 순위, 기록 | 과정, 풍경, 여유 |
| 훈련 방식 | 고강도 인터벌 | 꾸준한 유산소 위주 |
| 장비 세팅 | 공기저항 최소화 | 편안함, 적재 공간 |
두 스타일을 존중하며 제 방식을 찾았습니다
레이스에 참가해본 경험이 헛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경험 덕분에 제가 어떤 라이딩을 좋아하는지 더 분명하게 알게 됐습니다. 동호회에는 레이스를 목표로 훈련하는 분들도 계시고, 저처럼 투어링에 가까운 방식을 즐기는 분들도 계신데, 서로 다른 방향을 존중하면서 함께 라이딩하는 문화가 오히려 더 오래 이 취미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가끔은 레이스 분위기를 경험 삼아 나가보되, 평소에는 지금처럼 제 속도로 풍경을 즐기며 타려고 합니다. 남과 비교하기보다 제가 왜 자전거를 타는지를 자주 떠올리는 게, 결국 오래 즐겁게 타는 비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같은 자전거를 타더라도 무엇을 즐거움으로 삼는지에 따라 완전히 다른 취미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이번 경험을 통해 새롭게 배운 부분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라이딩 스타일에 정답은 없고 개인의 성향에 따라 맞는 방식이 다를 수 있습니다.
참고: https://www.canyon.com/ko-kr/blog-content/gravel-vs-road-bike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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