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 맞으면서 타도 되겠지 싶었어요
처음엔 가랑비 정도면 괜찮겠다 싶었어요.
상주 낙동강 자전거길 달리러 나갔는데 출발할 때는 맑았거든요. 상무보 구간 지나면서 갑자기 하늘이 흐려지더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돌아가기엔 이미 절반쯤 왔고, 가랑비 정도니까 그냥 달리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게 문제였어요.
경천대 구간 진입하면서 커브를 도는데 타이어가 노면을 잡지 못하고 미끄러지는 느낌이 왔어요. 속도가 느렸는데도 그랬거든요. 가까스로 균형을 잡았는데, 그때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비 맞은 노면이 이렇게 위험한지 그날 처음 실감했어요.
비가 내리면 노면 마찰력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특히 커브 구간이나 낙엽이 쌓인 구간, 페인트 차선 위에서는 마른 노면 대비 제동 거리가 두 배 이상 늘어날 수 있어요. 상주 낙동강 자전거길 경천대 구간처럼 굽이지는 코스에서는 더 위험합니다. 비 오는 날 라이딩은 단순히 불편한 게 아니라 사고 위험이 실질적으로 높아지는 거예요.
비 오는 날 라이딩에서 달라진 것들
그날 이후로 비 오는 날 라이딩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타이어 공기압을 평소보다 약간 낮추는 게 첫 번째예요. 공기압을 조금 낮추면 타이어 접지면이 넓어져서 노면과의 마찰력이 올라갑니다. 평소 90psi로 달린다면 비 오는 날에는 80psi 전후로 낮추는 게 맞아요. 처음엔 이게 효과가 있을까 싶었는데, 실제로 해보니 코너링에서 차이가 느껴졌습니다.
브레이크 잡는 방식도 바꿨어요. 마른 노면에서는 급제동도 어느 정도 버텨주는데, 젖은 노면에서 급브레이크 잡으면 바로 미끄러져요. 코너 진입 전에 미리 속도를 충분히 줄여두고, 브레이크는 앞뒤를 동시에 부드럽게 잡는 게 맞습니다. 앞브레이크를 갑자기 강하게 잡으면 앞바퀴가 잠기면서 그대로 넘어질 수 있거든요.
커브 구간에서는 속도를 더 줄이는 게 맞아요. 마른 노면에서 시속 25km로 편하게 돌던 커브를 비 오는 날에는 시속 15km 이하로 줄여야 안전합니다. 저도 처음엔 그 차이를 무시했다가 미끄러질 뻔했거든요.
옷차림도 신경 써야 해요. 방수 재킷이 없으면 젖은 상태에서 체온이 떨어지는 저체온증 위험이 생겨요. 저체온증이란 체온이 정상 범위인 36.5도 이하로 떨어지는 상태로, 근육이 굳고 판단력이 흐려집니다. 봄 가을 기온에서도 비 맞으면서 한 시간 이상 달리면 체온이 생각보다 빠르게 떨어져요. 그날 저도 집에 돌아왔을 때 몸이 떨리는 걸 느꼈습니다.
디스크 브레이크가 림 브레이크보다 비 오는 날 제동력이 훨씬 안정적이에요. 림 브레이크는 휠 옆면을 잡는 방식인데, 젖은 상태에서 제동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거든요. 콜나고로 기변하면서 디스크로 바꾸고 나서 비 오는 날 라이딩이 훨씬 안심이 됐습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료에 따르면 자전거 사고는 노면이 젖은 우천 시에 건조한 날씨 대비 사고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특히 커브 구간과 교차로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다고 해요.
비 오는 날 라이딩, 솔직히 그냥 쉬는 게 나을 때가 많아요
비 오는 날 라이딩 요령을 정리했는데, 솔직히 말하면 그냥 쉬는 게 나을 때가 많아요.
비가 어느 정도 이상 오는 날에는 라이딩 자체를 안 가는 게 맞아요. 가랑비 정도는 괜찮지만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는 날에는 아무리 잘 준비해도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거든요. 저도 지금은 예보 확인하고 비가 온다 싶으면 그냥 집에서 쉽니다.
비 맞고 달리면 드라이브트레인이 빨리 오염돼요. 라이딩 후 세차에 두 배 이상 시간이 걸리거든요. 체인이랑 스프라켓에 물이랑 모래가 같이 묻으면 마모가 빨라집니다. 이 비용까지 생각하면 비 오는 날 굳이 나가는 게 이득이 아닐 수 있어요.
그래도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공기압 낮추기, 미리 감속, 부드러운 브레이킹 이 세 가지만 기억하세요. 그날 저처럼 경천대 커브에서 미끄러질 뻔하는 경험은 안 하시는 게 낫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안전 조언이 아닙니다. 우천 시 라이딩은 충분한 안전 장비와 주의가 필요합니다.
참고: https://www.bikeradar.com/advice/skills/cycling-in-the-rain-ti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