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속 30km로 달리다가 무릎 나가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처음엔 속도계 숫자에 집착했어요.
서울에서 컨설팅회사 다닐 때 동료 권유로 자전거를 처음 탔는데, 그때부터 평속이 얼마인지 자꾸 보게 됐거든요. 주말마다 양평으로 라이딩 다니면서 더 빨리, 더 높은 숫자를 찍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하나돼지 폐업하고 상주로 내려와서도 그 습관이 이어졌습니다.
어느 날 한강에서 시속 30km로 달리는 20대 라이더를 억지로 따라붙다가 반포대교 초입에서 무릎이 무너졌어요. 며칠을 절뚝거렸습니다. 그때서야 연령별 평균 자전거 속도라는 숫자가 사람을 살리기도 하지만 잡아먹기도 한다는 걸 몸으로 배웠습니다.
Strava가 미국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포장도로에서의 여가 라이딩 평균 속도는 시속 약 22.7km입니다. 연령대별로 보면 세대 간 속도 차이가 생각보다 훨씬 작다는 것, 오히려 평균 주행 거리는 베이비붐 세대가 가장 길다는 것이 흥미로웠어요. 나이 든다고 무조건 느려지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심박수와 케이던스로 기준을 바꾸고 나서 달라졌어요
속도 대신 심박수랑 케이던스로 기준을 바꾼 것이 저한테는 가장 큰 전환점이었습니다.
심박수란 1분 동안 심장이 뛰는 횟수를 말하며 운동 강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핵심 지표예요. 운동생리학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유산소 훈련 시간을 최대 심박수의 60~70% 구간에서 보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 구간이 쉽게 말해 옆 사람과 가볍게 대화가 가능한 강도로, 몸이 지방을 주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구간이에요.
케이던스란 1분 동안 페달을 회전시키는 횟수인데, 일반적으로 80~90rpm을 권장합니다. 저는 90rpm 케이던스 훈련을 병행하면서 일정한 리듬으로 페달을 굴리다 보니 속도는 예전보다 낮아도 몸이 느끼는 경쾌함이 달라졌어요. 근육에 무리가 덜 가고 라이딩 후 회복도 빨라졌습니다.
스마트워치 심박수도 측정 오차가 있어요. 광학 심박수 측정은 가슴 스트랩 방식보다 오차가 있을 수 있어서 그 숫자를 너무 믿으면 안 된다는 걸 나중에 알았어요.
미국 스포츠의학회 ACSM에서도 성인 기준 최대 심박수의 60~70% 구간 유지가 유산소 능력과 체중 관리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속도계 앱 지우고 나서 낙동강 윤슬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연령대별 속도를 정리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개인차가 너무 커요.
60대인데 시속 28km로 달리는 분도 봤고, 40대인데 시속 16km로 여유롭게 즐기는 분도 있었어요. 연령대별 평균이라는 게 참고는 되는데, 거기에 맞추려다 보면 또 숫자에 집착하게 되는 함정이 생깁니다. 저도 60대 평균이 이 정도니까 나는 최소 이 속도는 유지해야지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게 또 조바심의 시작이었어요.
솔직히 말하면 속도보다 중요한 게 라이딩 날씨랑 바람이에요. 같은 코스를 같은 강도로 달려도 맞바람이 불면 시속이 5km는 차이 나거든요. 그날 속도계 숫자가 낮다고 내가 못 탄 게 아닌데, 숫자에 집착하면 쓸데없이 기분이 상해요.
결국 속도계 앱을 삭제했습니다. 지금은 케이던스랑 심박수만 보고 달려요. 숫자 보는 게 줄어드니까 라이딩이 훨씬 편해졌습니다. 속도계 앱 지우고 나서 상주 낙동강 윤슬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무릎 나가서 한 달 쉰 것보다 시속 20km로 매일 타는 게 낫다는 걸, 절뚝거리면서 배웠어요.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또는 훈련 조언이 아닙니다. 본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운동 방식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britishcycling.org.uk/knowledge/article/izn20130108-Understanding-intensity-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