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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팅이 뭔지도 몰랐어요

    처음엔 피팅이라는 개념 자체를 몰랐어요.

     

    자전거 사고 나서 그냥 타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거든요. 콜나고 받아서 샵에서 기본 세팅만 해주는 대로 타기 시작했는데, 몇 달 지나니까 무릎이랑 허리, 목이 번갈아가면서 신호를 보내더라고요. 어딜 가나 뭔가 불편한데 뭐가 문제인지 몰랐습니다.

     

    그때 샵 사장님이 피팅을 한번 받아보라고 했어요.

     

    피팅이란 라이더의 신체 비율과 유연성에 맞게 자전거 각 부위를 조정하는 작업이에요. 안장 높이, 안장 앞뒤 위치, 핸들바 높이, 스템 길이, 클릿 위치까지 조정하는데, 이게 제대로 맞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자전거를 타도 몸에 무리가 올 수 있어요.

     

    콜나고가 아무리 좋은 프레임이어도 내 몸에 맞게 세팅이 안 돼 있으면 그냥 비싼 고문 기구가 되는 거더라고요.

     

    전문 피팅은 생각보다 꼼꼼한 과정이에요. 저는 상주 근처 전문 피팅샵에 가서 받았는데, 먼저 유연성 검사를 했어요. 서서 상체를 숙여서 손이 발목까지 닿는지, 고관절 가동 범위는 어떤지 확인했습니다. 그다음 실제로 자전거 위에서 페달링을 하면서 무릎 각도, 골반 기울기, 상체 자세를 분석했어요.


    피팅 후에 달라진 것들

    피팅 받고 나서 가장 먼저 달라진 게 안장 높이였어요.

     

    제 안장이 적정 높이보다 낮게 세팅돼 있었거든요. 안장이 낮으면 페달링할 때 무릎이 과도하게 굽혀지면서 무릎 앞쪽에 부담이 집중된다고 해요. 안장을 1.5cm 올리고 나서 무릎 각도가 달라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페달링이 훨씬 부드러워졌어요.

     

    안장 앞뒤 위치도 조정했어요. 안장이 너무 앞에 있으면 무릎이 페달 축보다 앞으로 나오면서 무릎 하중이 커지고, 너무 뒤에 있으면 페달링 효율이 떨어진다고 해요. 저는 안장을 살짝 뒤로 밀었는데, 이게 경천대 오르막에서 체감이 됐습니다. 같은 구간인데 덜 힘들었어요.

     

    클릿 위치도 바뀌었어요. 클릿이 발볼 앞쪽에 정확하게 위치해야 페달링 힘이 효율적으로 전달되는데, 제 클릿이 조금 안쪽으로 치우쳐 있었다고 했어요. 클릿 위치 조정하고 나서 발 저림 증상이 줄었습니다. 장거리 타고 나서 발이 저렸던 게 클릿 위치 문제였던 거예요.

     

    핸들바 높이도 같이 조정했어요. 목 통증 글에서도 썼는데, 스페이서 추가해서 핸들을 올리니까 고개를 덜 젖혀도 시야 확보가 됐어요.

     

    피팅 받고 나서 40km 라이딩이 달라졌어요. 같은 거리, 같은 코스인데 라이딩 후에 몸에 남는 피로감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피팅 전에는 40km 타고 나면 허리랑 무릎이 먼저 신호를 보냈는데, 피팅 후에는 그냥 다리만 피곤한 정도로 끝나더라고요.

     

    저널 오브 휴먼 키네틱스에 발표된 연구에서 자전거 피팅이 라이더의 통증 감소와 페달링 효율 향상에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피팅, 솔직히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어요

    피팅 한 번 받으면 다 해결될 줄 알았는데,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어요.

     

    처음 피팅 받고 나서 2주 뒤에 다시 가야 했어요. 새로운 세팅에 몸이 적응하면서 불편한 부분이 생겼거든요.

     

    안장 올리고 나서 무릎 뒤쪽이 당기는 느낌이 생겼는데, 이게 햄스트링이 적응하는 과정이라고 했어요. 2차 피팅에서 안장을 다시 미세 조정했습니다.

     

    피팅 비용이 생각보다 있어요. 전문 피팅샵은 기본 5만원에서 10만원 이상 하는 경우도 있고, 전문 장비 쓰는 곳은 더 비싸요. 처음엔 비싸다 싶었는데, 피팅 없이 계속 타다가 병원 다니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었습니다.

     

    몸이 달라지면 피팅도 달라져야 해요. 체중이 변하거나 유연성이 달라지면 기존 피팅이 안 맞을 수 있거든요. 저도 6개월에 한 번씩 간단한 피팅 점검을 받고 있어요.

     

    자전거 시작하시는 분들한테 솔직히 말씀드리면, 좋은 자전거 사기 전에 피팅 먼저 받아보세요. 몸에 안 맞는 자전거에 피팅이 잘 된 것보다, 적당한 자전거에 피팅이 잘 된 게 훨씬 편하게 달릴 수 있거든요.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피팅 조언이 아닙니다. 피팅은 전문 샵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cyclingweekly.com/cycling-weekly/bike-fitting-everything-you-need-to-k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