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릿 페달을 처음 사용하던 날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6년 전 목동에서 고깃집 장사를 마치고 새벽에 친구와 의기양양하게 자전거에 클릿용 페달을 장착하고 출발했는데, 이게 왠걸 생각처럼 페달에 클릿을 끼울 수가 없었습니다. 한 시간 정도 타면서 겨우 몇 번만 성공했던 것 같습니다. 저처럼 클릿 페달에 도전하려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궁금해하실 겁니다. 도대체 왜 클릿이라고 부르는 걸까요? 그리고 어떤 페달과 슈즈를 선택해야 할까요?
클릿 페달, 왜 클립이 없는데 클릿일까?
클립리스(Clipless)라는 이름이 처음에는 정말 헷갈립니다. 분명 페달에 발을 고정하는 방식인데 왜 '클립이 없다'는 뜻의 이름을 쓸까요? 여기서 클립은 페달에 발을 끼우는 행위가 아니라, 1980년대 후반까지 사용하던 토 클립(Toe Clip)이라는 금속 케이지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예전에는 페달 앞쪽에 금속 틀을 달고 가죽 스트랩으로 발을 조여서 고정했는데, 이 방식을 대체한 새로운 페달이 나오면서 '클립이 없는' 페달, 즉 클릿 페달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1980년대 중반에 등장한 클릿 페달은 스키 바인딩처럼 작동하는 기계식 고정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신발 밑창에 부착하는 클릿(Cleat)이라는 플라스틱 부품이 페달의 고정 장치와 결합하면서 발과 페달이 하나가 됩니다(출처: Bicycling). 여기서 클릿이란 신발 밑창에 볼트로 고정하는 부품으로, 페달의 홈에 끼워져 라이더의 발을 안정적으로 고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발을 비틀면 쉽게 분리되고 충돌 시에도 빠르게 해제되어 토 클립보다 훨씬 안전합니다.
클릿 페달은 크게 2볼트 방식과 3볼트 방식으로 나뉩니다. 2볼트 방식은 산악자전거나 그래블 라이딩에 주로 사용되며, SPD(Shimano Pedaling Dynamics)라는 이름으로도 불립니다. 여기서 SPD란 시마노에서 개발한 2볼트 클릿 페달 시스템을 의미하며, 작은 금속 클릿이 신발 밑창 안쪽으로 들어가 있어 걸어 다니기에도 편합니다. 반면 3볼트 방식은 로드바이크에서 많이 쓰이는데, 큰 플라스 클릿이 밑창 밖으로 튀어나와 있어 동력 전달 효율은 좋지만 걷기에는 불편합니다.
제가 처음 클릿 페달을 사용할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페달에 클릿을 끼우는 것이었습니다. 왼쪽은 미리 페달에 꽂아두고 출발하면서 오른쪽 페달을 굴리면서 클릿을 끼워야 하는데, 생각처럼 안 되더라고요. 연습할 때는 페달 분리 장력(Release Tension)을 낮게 설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페달 분리 장력이란 페달에서 발을 빼기 위해 필요한 힘의 크기를 말하는데, 초보자는 이 값을 낮춰서 쉽게 빠지도록 설정해야 당황스러운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양면 페달과 단면 페달,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까?
많은 초보자들이 고민하는 부분이 바로 양면 페달(Double-Sided Pedal)과 단면 페달(Single-Sided Pedal)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양면 페달을 먼저 추천합니다. 양면 페달은 페달의 양쪽 면 모두에 클릿을 고정할 수 있어서, 페달을 제대로 고정할 확률이 두 배로 높아집니다. 교차로 한가운데서 허둥지둥댈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단면 페달은 주로 로드바이크용으로 판매되며, 한쪽에만 기계적 고정 장치가 있고 다른 한쪽은 매끄러운 금속이나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습니다. 포장도로에서만 주행하는 사이클리스트에게는 적합하지만, 페달에 발을 끼우기가 약간 더 까다롭습니다. 제 경험상 단면 페달은 숙련된 라이더가 아니라면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교통량이 많은 지역이나 잦은 정차가 필요한 구간에서는 양면 페달이 훨씬 유리합니다.
양면 페달의 또 다른 장점은 보행성입니다. 산악자전거나 그래블 라이딩을 하다 보면 자전거에서 내려 걸어야 하는 구간이 생기는데, 2볼트 클릿은 러그형 밑창 안쪽에 장착되어 있어 걷기에 편합니다. 저도 예전에 유럽에서 산악자전거 여행을 할 때 가파른 오르막을 두 시간 넘게 걸어 올라가야 했는데, 로드용 클릿 슈즈를 신고 갔다가 발이 너무 아파서 둘째 날부터는 2볼트 슈즈로 바꿨습니다.
페달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주요 요소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라이딩 환경: 포장도로만 달릴지, 오프로드도 갈지
- 보행 빈도: 라이딩 중 자전거에서 내려 걸을 일이 얼마나 많은지
- 클립인 난이도: 초보자라면 양면 페달이 훨씬 쉬움
- 페달 플랫폼 크기: 클립인 없이 페달링할 때를 대비해 넓은 플랫폼도 고려
저는 6년 넘게 클릿 페달을 사용해 왔지만, 통근용 자전거에는 여전히 평페달을 사용합니다. 클릿 페달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며, 자신의 라이딩 스타일과 편안함에 맞춰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내 자전거 동호회 회원 중 약 60% 정도가 클릿 페달을 사용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출처: 한국자전거연맹).
제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바로 클빠링(Clipless Fall)입니다. 클빠링이란 정지할 때 페달에서 클릿을 빼지 못해 넘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저도 목동에서 한강으로 라이딩을 가던 중 공도에서 신호가 걸렸는데 오른쪽 클릿을 빼지 못해 넘어진 적이 있습니다. 무릎에서 피까지 나고 너무 창피했습니다. 특히 자전거 도로에서 클빠링으로 넘어지면 뒤에서 오는 자전거와 부딪칠 확률이 높습니다. 자전거는 시속 25~30km로 달리기 때문에 갑자기 멈추면 뒤에서 반응할 수가 없습니다.
클릿과 페달의 정기적인 점검도 중요합니다. 라이딩 전 페달과 클릿을 정비하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클릿이나 페달에 붙어있는 볼트가 느슨해져서 풀릴 수 있는데, 그러면 라이딩 중 클릿이 페달로부터 이탈해버릴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 3볼트 클릿은 특히 마모가 빨리 진행되므로, 1,500마일(약 2,400km)마다 교체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저는 시마노 정품 클릿만 사용하는데, 온라인에서 모조품을 구매했다가 라이딩 중 부러진 사례도 여러 번 들었습니다.
초보자라면 실내 트레이너에서 먼저 연습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실내에서 클릿을 끼우고 빼는 기본 동작에 익숙해진 후, 차량 통행이 없는 공원이나 잔디밭에서 실전 연습을 하세요. 잔디밭에서는 넘어지더라도 충격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정지할 때는 미리 몇 미터 전부터 오른쪽 클릿을 빼고 준비하는 습관을 들이면 클빠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반복적인 연습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몸이 먼저 반응하도록 연습하면 클빠링 같은 일은 없을 것입니다.
클릿 페달은 자전거를 더 효율적으로 타고 싶은 분들에게 훌륭한 선택입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맞는 페달과 슈즈를 고르고, 충분한 연습을 거친 후에 도로로 나가야 합니다. 겁이 많거나 연습해도 어려워하시는 분들은 시중에 자석 클릿도 있으니 자석 클릿으로 시작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입니다.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천천히 익숙해지시길 바랍니다.
참고: https://www.bicycling.com/bikes-gear/a70145585/beginner-guide-clipless-peda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