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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라이딩 체력 키우기 (LSD훈련, 케이던스, 인터벌)

by 업힐요정 2026. 5. 15.

성인 몸에 저장할 수 있는 글리코겐은 약 400~500g, 칼로리로 치면 2,000칼로리 남짓입니다. 자전거는 시간당 600~800칼로리를 태우는 운동이니, 보급 없이 두 시간이면 연료통이 바닥납니다. 저도 처음엔 이 사실을 몰랐습니다. 폐업 후 상주로 내려와 다시 안장에 올랐을 때, 20km만 달려도 다리가 후들거리던 그 날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LSD 훈련으로 기초 연비 만들기

장거리 라이딩에서 가장 먼저 무너지는 건 속도가 아니라 에너지 효율입니다. 그래서 저는 가장 먼저 LSD 훈련을 몸에 익혔습니다. LSD란 Long Slow Distance의 약자로, 낮은 강도로 장시간 달리는 훈련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옆 사람과 편하게 대화가 가능한 심박수를 유지하며 오래 달리는 것입니다.

아내와 함께 상주 보에서 낙단보를 거쳐 구미까지 이어지는 평탄한 구간을 주 1회 골라 탔습니다. 평소보다 속도를 20% 낮추고 3시간 이상 꾸준히 달렸는데, 처음엔 이게 운동이 되나 싶어서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이 훈련을 반복하다 보니 몸이 탄수화물 대신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대사 전환 능력이 길러졌고, 장거리 주행 중 찾아오던 봉크 현상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여기서 봉크란 체내 글리코겐이 고갈되면서 뇌와 근육 모두에 에너지 공급이 끊기는 상태를 말합니다. 시야가 흐려지고 다리에 힘이 빠지며 심각한 현기증이 동반되는데, 한 번 겪어보면 절대 잊지 못합니다. LSD 훈련은 이 봉크를 늦추는 데 가장 직접적인 효과가 있었습니다. 저강도로 오래 달리는 훈련이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이것이 장거리 완주의 기반이라고 생각합니다.

케이던스 주행으로 근육 아끼기

처음 홍천 그란폰도에 나갔을 때 저는 무거운 기어로 힘껏 밟았습니다. 앞사람 따라잡겠다고 토크를 높여 죽어라 오르다가 결국 다리에 젖산이 쌓여 엄청나게 고생했습니다. 그때 케이던스 주행이라는 개념을 처음 제대로 알게 됐습니다.

케이던스(Cadence)란 1분당 페달 회전수를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60RPM 이하로 무겁게 밟으면 허벅지 앞쪽의 속근이 과도하게 동원됩니다. 속근은 순간적인 큰 힘을 내기엔 좋지만, 젖산과 같은 피로 물질을 빠르게 축적시켜 근육을 금방 지치게 만듭니다. 반면 85~90RPM 이상의 고케이던스를 유지하면 지근 섬유 위주로 활성화됩니다. 지근이란 산소를 이용해 지방을 태우는 대사 능력이 뛰어난 근육 섬유로, 피로에 강하고 귀중한 글리코겐을 아끼는 글리코겐 스페어링(Glycogen Sparing) 효과를 가져옵니다.

올보르 대학의 사이클 생체역학 연구에 따르면 고케이던스 주행 시 심폐 시스템이 부하를 분담하면서 하체 근육의 피로 누적 속도가 현저히 낮아진다고 합니다(출처: Aalborg University). 저도 경천대 오르막에서 케이던스 훈련 전후를 비교해보면 차이가 확연합니다. 예전엔 오르막 중간에 근육이 잠겼는데, 케이던스 90RPM을 몸에 익힌 뒤로는 끝까지 리듬을 잃지 않고 올라갈 수 있게 됐습니다.

다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케이던스를 몸에 익히는 데 한 달 넘게 걸렸습니다. 가벼운 기어로 빠르게 굴리는 게 처음엔 오히려 더 어색하고 힘든 느낌이었거든요. 억지로 맞추다 보면 페달링 리듬이 자꾸 끊겼습니다. 케이던스가 금방 붙는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최소 3~4주는 의식적으로 연습해야 자연스러워진다고 봅니다.

인터벌 훈련으로 심폐 한계 올리기

LSD와 케이던스만으로 3개월쯤 지나니 체력이 정체기를 맞았습니다. 그때 넣은 게 인터벌 훈련입니다. 상주 직선 구간에서 1분 전력 질주 후 2분 천천히 달리는 세트를 5회 반복하는 방식이었는데, 처음엔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심장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주 1회만 했는데도 한 달이 지나니 평소 속도로 달릴 때 호흡이 눈에 띄게 여유로워졌습니다.

이게 VO2max가 올라간 덕분입니다. VO2max란 최대 산소 섭취량을 의미하는 지표로, 운동 중 몸이 산소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를 나타냅니다. 이 수치가 높아지면 같은 강도로 달릴 때 몸이 덜 힘들고, 장거리에서도 후반부까지 페이스를 유지하기 쉬워집니다.

노르웨이 스포츠과학대학의 지구력 훈련 연구에 따르면, 주 2~3회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을 수행한 그룹이 저강도 라이딩만 고집한 그룹보다 근육 내 미토콘드리아 밀도가 30% 이상 유의미하게 증가했다고 합니다(출처: Norwegian School of Sport Sciences). 미토콘드리아란 세포 안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관으로, 이 밀도가 높아지면 같은 출력으로 페달을 밟아도 피로 물질인 젖산이 덜 쌓이고 산소를 훨씬 효율적으로 씁니다.

인터벌 훈련을 처음부터 무리하게 넣으면 역효과가 납니다. 무릎이 뻐근해지거나 오히려 며칠씩 쉬게 되는 상황이 생겼거든요. 저처럼 LSD와 케이던스를 먼저 몸에 익힌 뒤에 인터벌을 넣는 순서가 현실적으로 맞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장거리 체력을 올리는 데 이 세 가지를 순서대로 쌓아올리는 게 핵심입니다.

장거리 라이딩 체력을 키우는 방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LSD 훈련: 주 1회 이상, 낮은 강도로 3시간 이상 장시간 주행으로 지방 대사 능력 향상
  • 케이던스 주행: 85~90RPM 고케이던스 유지로 지근 섬유 활성화 및 젖산 누적 억제
  • 인터벌 트레이닝: 주 1~2회 고강도 인터벌로 VO2max와 미토콘드리아 밀도 향상
  • 회복 루틴: 라이딩 후 30분 이내 탄수화물·단백질 보충 및 폼롤러 스트레칭

이 네 가지를 처음부터 동시에 시작하려 하지 말고 하나씩 순서대로 잡는 게 맞습니다. 저는 케이던스 먼저 몸에 익히고, LSD를 넣고, 그다음 인터벌 순서로 진행했는데 그게 무리 없이 지속 가능했습니다. 20km에 다리가 후들거리던 분이 100km를 완주하고, 다음 날 또 나가고 싶어진다는 게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방식이 문제였지 나이가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이 글이 장거리를 준비하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참고가 됐으면 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운동 처방이나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tEN2mXLeT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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