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한 번도 바꾸지 않은 바테이프가 손목 통증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저는 직접 겪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상주 낙동강변을 매일같이 달리면서도 바테이프는 완전히 방치했습니다. 그 결과가 장거리 라이딩 후 시큰거리는 손목이었습니다.

바테잎 교체시기, 수치보다 몸이 먼저 압니다
일반적으로 바테이프 교체 주기는 6개월에서 1년, 혹은 주행거리 기준으로 3,000km에서 5,000km마다 권장됩니다(출처: BikeRadar). 하지만 제 경험상 이 수치는 참고일 뿐이고, 실제로는 몸이 먼저 신호를 보냅니다.
콜나고로 기변한 뒤 4년가량 바테이프를 그대로 두었는데, 어느 날 장거리 라이딩 후 손바닥이 자꾸 미끄러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테이프 겉은 멀쩡해 보였는데, 표면을 만져보니 접지력이 확연히 줄어 있었습니다. 여름내 흘린 땀이 안쪽까지 스며들면서 염분과 노폐물이 쌓인 것이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그립감 저하는 물론, 진동 흡수력도 함께 떨어집니다.
여기서 진동 흡수력이란,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이 핸들바를 타고 손바닥과 손목으로 전달될 때 이를 얼마나 완충해주는지의 능력을 말합니다. 바테이프가 노화되면 이 쿠셔닝 성능이 떨어져, 상주 보도블록 구간처럼 노면 상태가 거친 곳에서 손목 통증이 급격히 심해집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교체 시점을 알려주는 신호가 몇 가지 있어요. 테이프 표면이 번들거리고 그립이 미끄러울 때, 처음엔 푹신했던 쿠션감이 딱딱하게 변했을 때, 장거리 라이딩 후 손목 통증이 예전보다 심해졌을 때, 테이프 끝부분이 조금씩 들뜨기 시작할 때입니다.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겉으로 멀쩡해 보여도 교체를 고려하는 게 맞습니다. 저는 네 가지 모두 해당됐는데도 한참을 미뤘어요.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겉으로 멀쩡해 보여도 교체를 고려하는 것이 맞습니다. 저는 네 가지 모두 해당됐는데도 한참을 미뤘습니다.
바테이프 소재도 교체 주기에 영향을 미칩니다. 폼(foam) 소재는 진동 흡수력이 높고 가격이 합리적이지만 내구성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코르크 소재는 그립감이 좋고 수분을 어느 정도 흡수하지만, 비를 자주 맞으면 열화가 빠릅니다. 가죽 소재는 내구성이 뛰어나지만 가격이 높고 젖었을 때 미끄러울 수 있습니다. 저는 결국 3mm 두께의 폼 소재를 선택했는데, 상주 낙동강 장거리 라이딩에서 손목 피로도가 확실히 줄었습니다. 시니어 라이더라면 두께 3mm 이상을 권장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셀프교체 실전기, 8자 감기는 세 번 실패가 기본입니다
직접 해보기로 했습니다. 상주는 시골이라 자전거 전문점이 많지 않습니다. 새 바테이프, 가위, 절연 테이프, 알코올 솜만 있으면 된다는 말을 믿고 덤볐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 시간 넘게 씨름했습니다.
기존 테이프 제거와 핸들바 세척은 예상대로 어렵지 않았습니다. 접착제 잔여물도 이소프로필 알코올(isopropyl alcohol)로 닦으면 깔끔하게 떨어집니다. 여기서 이소프로필 알코올이란 증발이 빠르고 금속 표면에 잔류물을 남기지 않는 용제로, 자전거 정비 시 표면 세척에 흔히 쓰입니다. 이 과정에서 변속 레버 클램프 주변 핸들바 상태도 함께 점검할 수 있었습니다.
감기 자체의 핵심은 텐션(tension) 유지입니다. 텐션이란 테이프를 감을 때 가하는 당김의 강도를 말하는데, 너무 세게 당기면 테이프가 늘어나거나 끊어지고, 너무 느슨하면 헐거워져서 라이딩 중 들뜨게 됩니다. 이 감각이 영상으로는 절대 전달이 안 됩니다. 유튜브 영상을 수십 번 돌려봤는데 막상 손으로 하니까 완전히 달랐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건 역시 8자 감기였습니다. 브레이크 레버 주변에서 테이프를 교차시켜 틈 없이 덮는 방식인데, 처음엔 빈틈이 여기저기 생겼습니다. 다시 풀고, 또 빈틈, 또 풀고. 세 번 반복했습니다. 특히 레버 아랫면 안쪽 곡면이 가장 까다로웠습니다. 여기서 빈틈이 남으면 라이딩 중 손이 들뜨는 원인이 됩니다.
치터 스트립(cheater strip)이라는 보조 테이프를 활용하면 이 구간을 훨씬 수월하게 마감할 수 있습니다. 치터 스트립이란 레버 주변의 작은 틈을 미리 메워두는 짧은 테이프 조각으로, 대부분의 바테이프에 두 개씩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는 처음 도전에서 이걸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했습니다.
마무리 처리는 오히려 처음부터 잘 됐습니다. 핸들바 중앙 쪽에서 테이프 끝을 사선으로 자른 뒤, 절연 테이프를 2~3바퀴 팽팽하게 감아 고정합니다. 이때 마감 테이프 끝을 핸들바 아랫면에 오도록 하면 라이딩 중 들뜨는 걸 막아줍니다. 자전거 정비 관련 연구에서도 마감 처리의 방향성이 테이프 내구성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출처: BikeRadar).
솔직히 한 시간 씨름해서 완성한 결과물은 전문가가 10분에 마감한 것보다 마무리가 덜 깔끔했습니다. 절연 테이프 마감선이 약간 틀어졌고, 레버 안쪽에 미세한 틈이 남았습니다. 기능상 문제는 없지만, 첫 시도라면 이 정도 결과가 현실적입니다. 바테이프 하나를 반쯤 낭비한 것도 인정합니다.
그럼에도 다음 날 새 바테이프 입힌 콜나고로 상무보 코스를 달렸을 때 손바닥에 착 감기는 그립감은 확실히 달랐습니다. 손목 통증도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셀프교체의 보람이 있다면 바로 이 순간입니다.
바테이프 셀프교체를 처음 도전하신다면, 8자 감기에서 세 번 실패하는 건 정상 과정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다만 첫 시도는 가능하다면 가까운 샵에서 한 번 직접 보고 배운 뒤 두 번째부터 혼자 시도하는 순서가 훨씬 효율적입니다. 감각의 문제는 영상이 아니라 손으로만 익혀집니다.
참고: https://www.bikeradar.com/advice/workshop/how-to-wrap-bar-ta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