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처음 자전거 크루 가입을 고민할 때 엄청나게 주저했습니다. 한강에서 보이는 그룹 라이더들은 대부분 700만 원이 훌쩍 넘는 고가 장비를 착용하고 있었고, 제 중급 자전거로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실력도 부족한데 민폐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막상 가입하고 나니 이런 걱정들이 기우였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룹 라이딩에는 혼자 타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재미와 효율이 있습니다.
초보자도 크루에 가입할 수 있을까
저처럼 내향적인 성격이라면 크루 가입 자체가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 보니 득이 되면 됐지 해가 되지는 않는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대부분의 크루는 초보자를 환영하며, 오히려 입문자에게 더 많은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그룹 라이딩의 가장 큰 장점은 드래프팅(drafting) 효과입니다. 여기서 드래프팅이란 앞 라이더가 만든 기류를 이용해 바람 저항을 줄이는 주행 기법을 말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드래프팅을 활용하면 혼자 탈 때보다 최대 30%까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출처: 대한자전거연맹). 이 덕분에 혼자서는 평균 25km/h로 달리던 라이더가 그룹에서는 30km/h 이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제가 첫 그룹 라이딩에 참여했을 때, 제 실력으로는 절대 따라갈 수 없을 것 같은 속도였습니다. 그런데 선배 라이더들이 앞에서 속도를 조절해 주고, 뒤에서 끌어올려주면서 완주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또한 자전거 정비 기술, 효율적인 페달링 방법, 장비 추천 등 혼자서는 알기 어려운 정보들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크루 선택 시 확인할 핵심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크루의 평균 주행 속도와 거리가 본인 수준과 맞는지
- 정기 라이딩 일정과 본인의 스케줄이 겹치는지
- 초보자를 위한 별도 그룹이나 멘토링 프로그램이 있는지
그룹 라이딩 필수 에티켓과 수신호
그룹 라이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펠로톤(peloton) 내에서의 소통입니다. 펠로톤이란 자전거 경기에서 선수들이 무리를 지어 함께 달리는 집단을 의미합니다. 이 집단 안에서는 모든 라이더가 서로의 안전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제가 처음 배운 기본 수신호는 생각보다 단순했지만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도로에 움푹 패인 곳이나 장애물이 보이면 손으로 아래쪽을 가리켜 뒤따라오는 라이더에게 알립니다. 차선을 바꿀 때는 팔을 등 뒤로 뻗어 이동 방향을 표시하고, 속도를 줄이거나 정지할 때는 손바닥을 뒤쪽으로 향하게 하여 옆구리에 댑니다.
국내 도로교통공단 자료에 따르면, 자전거 사고의 약 40%가 그룹 라이딩 중 의사소통 부족으로 발생합니다(출처: 도로교통공단). 그래서 정확한 수신호와 구두 경고가 필수입니다. 뒤에서 차량이 접근하면 "차 위!"라고 외치고, 반대편에서 차가 오면 "차 아래!"라고 알립니다.
솔직히 말하면, 제가 실수한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과도하게 고함을 지른 것이었습니다. 작은 배수구 덮개만 봐도 긴장해서 큰 소리로 경고했는데, 이게 오히려 다른 라이더들을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경험이 쌓이면서 손 신호를 우선 사용하고, 정말 위급한 상황에서만 소리로 경고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걸 배웠습니다.
주행 중 지켜야 할 핵심 규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 앞 라이더의 뒷바퀴와 내 앞바퀴가 겹치지 않도록 유지 (휠 오버랩 방지)
- 코너링 시 부드럽고 예측 가능한 라인 유지
- 안장에서 일어설 때 기어를 올려 뒤 라이더와의 충돌 방지
안전하게 포지셔닝하는 방법
그룹 내에서의 위치 선정은 체력 소모와 직결됩니다. 제 경험상 가장 편한 위치는 그룹 앞쪽 3분의 1 지점입니다. 맨 앞에 서면 바람을 정면으로 맞아 힘들고, 맨 뒤에 있으면 그룹이 급커브를 돌거나 속도를 높일 때 간격이 벌어져 따라잡기가 어렵습니다.
앞 라이더와의 간격은 보통 30cm 이내를 유지해야 드래프팅 효과를 최대로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려면 앞 라이더에 대한 신뢰가 필수입니다. 앞 라이더가 급제동하거나 갑자기 방향을 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제가 언덕길에서 뒤처질까 봐 걱정될 때 사용하는 전략이 있습니다. 오르막이 시작되기 전에 미리 그룹 앞쪽으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언덕을 오르는 동안 속도가 줄어도 그룹의 맨 뒤나 거의 뒤쪽에 위치하게 되어 완전히 낙오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가장 위험한 상황은 휠 오버랩(wheel overlap)입니다. 이는 내 앞바퀴가 앞 라이더의 뒷바퀴와 겹쳐지는 상황으로, 앞 라이더가 조금만 움직여도 충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항상 앞 라이더의 바깥쪽에 약간의 여유 공간을 확보하여 비상 탈출 경로를 만들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저는 한 번 이런 실수를 했는데, 앞 라이더가 도로의 움푹 패인 곳을 피하려고 갑자기 옆으로 틀었을 때 제 앞바퀴가 그의 뒷바퀴와 부딪힐 뻔했습니다. 다행히 미리 약간 바깥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겨우 피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로는 항상 비상 탈출 공간을 의식하며 주행합니다.
저는 이제 그룹 라이딩 없이는 겨울철 훈련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루 활동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라이딩 후 함께 식사하며 나누는 이야기들, 새로운 코스를 함께 탐험하는 즐거움,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 성장하는 동료애가 있습니다. 기본적인 예절과 규칙만 지킨다면, 그룹 라이딩은 여러분의 자전거 실력을 하루가 다르게 향상시킬 것입니다. 특히 입문자라면 크루 가입을 적극 추천합니다. 혼자서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성장을 하게 될 것입니다.

참고: https://www.cyclingweekly.com/fitness/training/guide-group-cycling-119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