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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별 평균 자전거 속도 (속도 집착, 심박수, 케이던스)

by 업힐요정 2026. 4. 29.

반포대교 초입에서 무릎이 무너진 날, 저는 속도계 앱을 삭제했습니다. 시속 30km로 앞서가는 20대 라이더를 악착같이 따라붙다가 결국 며칠을 절뚝거렸는데, 그때서야 "연령별 평균 자전거 속도"라는 숫자가 사람을 살리기도 하지만 잡아먹기도 한다는 걸 몸으로 배웠습니다.

속도 집착이 만들어내는 함정, 그리고 평균의 진짜 의미

저도 처음엔 한강 자전거길에서 스마트폰 속도계 앱에 눈이 고정돼 있었습니다. 시속 20km 아래로 떨어지면 창피한 느낌이 들었고, 옆을 쌩 지나치는 라이더가 있으면 괜히 페달을 더 밟았습니다. 운동생리학에서 말하는 과부하 원칙(Progressive Overload)이란 체력 향상을 위해 점진적으로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개념인데, 저는 그 '점진적'이라는 단어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었던 겁니다.

Strava가 미국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포장도로에서의 여가 라이딩 평균 속도는 시속 약 22.7km이고, 비포장도로에서는 약 13.5km로 크게 낮아집니다(출처: Strava). 연령대별로 보면 Z세대(13~26세)가 시속 약 20.8km로 가장빠르고,X세대(42~57세)가 약 20.6km, 밀레니얼 세대(27~41세)와 베이비붐 세대(58~76세)가 각각 약 20.3km로 큰 차이가 없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연령대 간 속도 차이가 생각보다 훨씬 작다는 것, 오히려 평균 주행 거리는 베이비붐 세대가 약 33.6km로 가장 길다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제가 동호회와 국토종주에서 직접 만난 라이더들을 보면 이 평균치와 실제 체감은 꽤 다릅니다. 국내 도로 환경과 훈련 방식, 개인차를 반영하면 대략 이런 분포였어요. 20~30대 숙련 라이더들은 평지 무풍 기준 시속 25~35km 내외로 달리고, 40~50대는 시속 22~27km 구간에서 체력이랑 기술의 균형이 잡혀 장거리에서 강한 편이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60대 이상 시니어 라이더들은 시속 18~23km에서 안정적인 순항 위주로 달리는 경우가 많았어요. 근데 이 숫자가 절대적인 건 아니에요. 60대인데 시속 28km 유지하는 분도 있고, 40대인데 시속 16km로 여유롭게 즐기는 분도 있었거든요.

제가 찾은 현실은 60대인데 시속 28km를 유지하는 분도 있고, 40대인데 시속 16km로 여유롭게 즐기는 분도 있다는 겁니다. 연령별 평균이라는 숫자는 참고는 되지만, 거기에 맞추려는 순간 또 다른 조바심이 시작됩니다. 저도 "60대 평균이 이 정도니까 나는 최소 이 속도는 유지해야지"라고 생각했다가, 그게 무릎 부상의 씨앗이 됐습니다.

일반적으로 속도가 빠를수록 더 잘 타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같은 코스를 맞바람 속에서 달리면 시속이 5km 이상 떨어지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날 속도계 숫자가 낮다고 해서 내가 못 탄 게 아닌데, 숫자에 집착하면 쓸데없이 기분만 상합니다.

심박수와 케이던스로 찾는 내 속도

속도 대신 심박수(Heart Rate)와 케이던스(Cadence)로 기준을 바꾼 것이 저한테는 가장 큰 전환점이었습니다. 여기서 심박수란 1분 동안 심장이 뛰는 횟수를 말하며, 운동 강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핵심 지표입니다. 운동생리학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유산소 훈련 시간을 최대 심박수의 60~70% 구간, 즉 지구력(Endurance) 영역에서 보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출처: American College of Sports Medicine). 이 지구력 영역이란 쉽게 말해 옆 사람과 가볍게 대화가 가능한 강도로, 몸이 지방을 주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구간입니다.

케이던스란 1분 동안 페달을 회전시키는 횟수(RPM, Revolutions Per Minute)를 뜻합니다. 쉽게 말해 페달을 얼마나 빠르게 돌리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일반적으로 80~95RPM을 권장합니다. 저는 90RPM 케이던스 훈련을 병행하면서 일정한 리듬으로 페달을 굴리다 보니, 속도는 예전보다 낮아도 몸이 느끼는 경쾌함이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근육에 무리가 덜 가고, 라이딩 후 회복도 빨라졌습니다.

FTP(Functional Threshold Power) 테스트라는 것도 있습니다. FTP란 1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최대 파워(와트)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이 수치를 기준으로 훈련 강도 구간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파워 미터는 가격이 꽤 나가지만, 심박수 모니터는 스마트워치로도 충분히 측정 가능합니다. 단, 스마트워치 광학 심박수 측정은 오차가 있을 수 있으니 가슴 스트랩(Chest Strap) 방식이 더 정확합니다. 저도 나중에서야 이 오차를 알게 됐는데, 처음부터 알았다면 훨씬 합리적으로 훈련했을 겁니다.

제가 직접 써보면서 찾은 실질적인 기준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아내와 가벼운 대화가 되는 속도가 적정 강도입니다. 둘째, 라이딩 후 개운하면서도 다음 날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기 힘들지 않은 수준이면 과부하 없이 잘 탄 겁니다. 셋째, 다음 라이딩이 기다려지는 강도가 진짜 내 속도입니다. 이 세 기준은 어떤 숫자보다 정직했습니다.

속도계 앱을 지우고 나서 보이지 않던 한강 윤슬이 눈에 들어왔고, 맑은 공기가 폐 깊숙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남의 속도를 따라가려다 내 속도를 잃으면 결국 라이딩 자체를 못 하게 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훈련 조언이 아닙니다. 본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전문가 상담을 먼저 받으시길 권합니다.

속도계 앱 지우고 나서 한강 윤슬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무릎 나가서 한 달 쉰 것보다 시속 20km로 매일 타는 게 낫다는 걸, 절뚝거리면서 배웠어요.  같은 코스를 꾸준히 기록하면서 한 달 전과 지금을 비교하는 것, 그게 숫자를 건강하게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시속 20km로 달려도 매일 타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사람이, 시속 30km로 달리다 무릎 나가서 한 달 쉬는 사람보다 훨씬 잘 타고 있는 겁니다.


참고: https://www.bicycling.com/training/a71107799/average-cycling-speed-by-age-d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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