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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링 체중 관리 (체중계, 근육량, 영양섭취)

by 업힐요정 2026. 5. 14.

솔직히 말하면, 저도 처음엔 체중계 숫자를 줄이는 게 전부인 줄 알았습니다. 자전거 타기 시작하면서 굶는 다이어트까지 병행했는데, 오르막 오를 힘조차 없어지더군요. 그렇게 몸으로 배운 게 있습니다. 숫자가 줄어도 몸이 망가지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

체중계 숫자가 거짓말하는 이유

혹시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몸무게는 그대로인데 페달링이 훨씬 가벼워지는 날. 저는 콜나고를 타다가 어느 날 그 느낌을 처음 받았습니다. 거울을 보니 이전보다 분명히 탄탄해졌고, 체중계 숫자는 변하지 않았는데 몸은 달라져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뭔가 이상하다 싶어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알고 보니 이유가 있었습니다. 체지방률(body fat percentage)이 핵심이었습니다. 여기서 체지방률이란 전체 체중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하는데, 같은 70kg이라도 체지방률 25%인 몸과 15%인 몸은 완전히 다른 몸입니다. 근육이 지방보다 밀도가 높기 때문에 지방이 빠진 자리에 근육이 채워지면 몸무게는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늘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근육은 기초대사량을 높여서 가만히 있어도 에너지를 더 소모합니다. 체중계가 거짓말하는 이유입니다.

사이클링에서는 W/kg, 즉 체중 대비 파워 비율이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W/kg이란 라이더가 자신의 체중 1킬로그램당 몇 와트의 출력을 낼 수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오르막 구간에서 특히 승패를 가르는 수치입니다. 그런데 이 수치를 높이겠다며 무조건 굶으면 어떻게 될까요? 맥마스터 대학교 운동학과 스튜어트 필립스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칼로리 부족 상태에서는 신체가 근육까지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W/kg 비율이 약간 올라가더라도 절대 파워 자체가 줄어버리는 역효과가 납니다.

여기서 절대 파워란 라이더가 낼 수 있는 최대 출력 그 자체를 말하는데, 스프린트나 공격적인 가속 시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평지 구간이나 클래식 레이스처럼 짧고 강렬한 오르막이 반복되는 코스에서는 체중보다 이 절대 파워가 더 중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근육량을 지키면서 체중을 조절하려면 몇 가지 원칙이 있어요. 칼로리 부족량은 하루 500kcal 이내로 제한하는 게 맞습니다. 그 이상 결핍되면 근육 손실이 가속화되거든요. 단백질은 체중 1kg당 1.6~2.2g을 목표로 챙기는데, 체지방 감량 구간에는 상한선에 가깝게 유지하는 게 유리합니다. 고강도 훈련 전후에는 탄수화물을 반드시 보충해야 해요. 다이어트 중이라도 핵심 훈련 세션만큼은 에너지를 충분히 공급해야 FTP가 안 떨어집니다. 저도 탄수화물 끊었다가 봉크 온 이후로 이 부분은 타협 안 합니다. 마지막으로 주 2회 저항 운동 병행인데, 근력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자극이 필요해요. 솔직히 이 네 가지를 다 지키는 날보다 못 지키는 날이 더 많긴 한데, 방향은 이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라이딩 엔진을 지키는 영양섭취 전략

그렇다면 실제로 어떻게 먹어야 할까요? 저는 한동안 탄수화물을 멀리했다가 봉크(bonk)를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봉크란 라이딩 중 글리코겐, 즉 근육과 간에 저장된 탄수화물 에너지가 완전히 고갈되어 몸이 갑자기 멈추는 상태를 말하는데, 상주 보 구간을 달리다가 다리에 힘이 빠지고 현기증이 오는 걸 처음 경험했습니다. 그 이후로 라이딩 전에 바나나나 통곡물 같은 복합 탄수화물로 에너지를 미리 채우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FTP(Functional Threshold Power)라는 개념도 그즈음 제대로 이해했습니다. FTP란 라이더가 약 1시간 동안 지속할 수 있는 최대 평균 출력을 뜻하는데, 훈련의 질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입니다. 필립스 교수에 따르면 FTP는 주로 훈련의 질과 충분한 회복에 의해 결정됩니다. 칼로리 부족 상태에서 VO2max 훈련을 반복하면 근육량이 유지되더라도 FTP가 떨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VO2max란 신체가 운동 중 최대로 소비할 수 있는 산소의 양으로, 유산소 능력의 상한선을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머리로는 다 알면서 현실에서는 잘 안 됩니다. 바빠서 대충 먹는 날도 있고, 라이딩 후 피곤해서 단백질을 못 챙기는 날도 있습니다. 완벽한 영양 관리는 현실에서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방향을 바꿨습니다. 완벽하게 지키는 것보다, 핵심 훈련일만큼은 반드시 챙기는 방식으로요.

스웨덴의 라이더 로니 얀손의 사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는 선천성 만곡족으로 24번의 수술을 받은 뒤 자전거를 시작해 121kg에서 31kg을 감량했는데, 체중을 유지한 비결이 웨이트 트레이닝이었습니다. 겨울에 라이딩량이 줄면 체중이 다시 늘던 패턴을 근력 운동으로 깼고, 지난 여름에는 27시간 동안 480km를 달렸습니다. 그가 말한 "허리나 어깨에 아무 문제도 없었고, 훨씬 강해진 느낌"이라는 표현은 단순히 체중 감량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변화입니다.

유전적인 한계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솔직히 저도 아직 부럽습니다. 뭘 먹어도 안 찌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거든요. 같은 훈련을 해도 결과가 다른 건 인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운동과 영양으로 몸의 구성을 바꿀 수 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유전적 상한선 안에서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 현실적인 목표입니다(출처: McMaster University).

체중과 체지방 구성에 관한 연구들은 근력 운동과 단백질 섭취를 병행하지 않고 다이어트만 할 경우 체중 감소분의 30%가 근육 손실로 나타난다고 보고합니다(출처: Cycling Weekly).

지금 저는 아침에 체중계에 올라가지 않습니다. 완전히 무시한다고는 못 하겠습니다. 가끔 올라가고, 숫자 보면 기분이 달라지는 건 여전합니다. 머리로는 알면서 감정은 따로 노는 게 현실입니다. 그래도 방향은 바뀌었습니다. 허벅지 근육이 얼마나 단단한지, 상주 강바람을 뚫고 나갈 엔진 힘이 있는지, 그게 지금은 더 정직한 지표입니다.

체중계 숫자를 줄이는 것이 목표인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숫자를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렵지만, 숫자 대신 몸이 얼마나 잘 기능하는지를 기준으로 삼는 방향으로 조금씩 이동해 보시면 어떨까요. 라이딩 후 단백질 한 끼 챙기는 것부터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경기력은 꾸준함에서 나오는 것이지, 체중계 숫자를 줄이는 데서 나오는 게 아니니까요.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영양 또는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식단이나 훈련 계획은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cyclingweekly.com/fitness/some-people-will-always-have-a-naturally-lower-body-fat-genetics-matter-why-muscle-and-proper-fuelling-are-more-important-than-the-number-on-the-sca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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